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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좀 가져가면 어떨까요.”
이건영 인천제2교회 원로목사가 노원석 담임목사에게 말했다. 최근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 농촌 마을 은다바시. 두 목사는 월드비전과 함께 이곳의 초등학교를 찾아가는 길이다. 600여명의 아이에게 주려고 사탕과 축구공을 준비했지만 뭔가 아쉬웠다. 마실 물을 사기 위해 들른 곳에 콜라 상자가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 후원자가 온다고 아이들이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텐데 사탕 몇 개만 급등예상종목
주기가 좀 미안하네요. 콜라를 하나씩 줄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오,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그런데, 600개가 넘는 콜라를 당장 구할 수 있을까요.”
월드비전 탄자니아 현지 직원들에게 물었다. 아이들이 틀림없이 좋아하고 학교에서도 고마워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콜라는 ‘검은 물’이라 불린다. ‘생수가 한진해운분석
없으면 수돗물을 마시지 말고 콜라를 마시라’는 것이 아프리카 여행 팁이다. 안심하고 마실 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콜라는 오히려 생수보다 더 싸다. 구멍가게에서 만난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콜라를 판다는 건 냉장고가 있고 전기가 들어온다는 뜻이죠. 안전한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코로나 백신 같은 의약품도 콜라 유통망을 통해 보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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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다바시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전달할 콜라를 싣고 흙길을 달리는 월드비전 차량
콜라 공수작전이 시작됐다. 비포장도로를 달릴 수 있는 차량 3대를 긴급히 동원했다. 월드비전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도매상 창고에 가니 날씬와이비로드 주식
한 콜라병이 빈틈없이 꽂힌 빨간 상자가 쌓여 있었다. 차곡차곡 싣고 학교로 향했다. 밤새 비가 와서 곳곳이 패어 있는 비포장도로. 흔들리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뜨거운 햇볕에 콜라가 데워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은다바시 초등학교는 단정하고 넓었다. 교실이 2~3개씩 있는 단층 건물 13개가 어울려 있어 아담한 캠퍼스 같았다. 이 학교는모바일릴게임 접속하기
1950년 설립된, 탄자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다. 2009년 한국 월드비전이 지원을 시작하기 전에는 허름한 교실 5곳에 아이들이 콩나물처럼 앉아 공부했다고 한다.
탄자니아 은다바시 초등학교 아이들이 인천제2교회 노원석 목사와 정현정 사모를 둘러싸고 반갑게 맞고 있다.
짙은 푸른색에 초록, 노랑 줄이 그어진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몰려나왔다. 탄자니아 국기 색이다. 학생들은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맞아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이 학교 학생 브라이튼 다니엘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한국에서 우리를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 안전한 곳에서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며 “우리도 커서 꼭 이웃을 도울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차 트렁크를 열고 콜라 상자를 내려놓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뛰어오는 아이들을 선생님들이 간신히 자제시키고 줄을 세웠다. 이 목사와 노 목사는 아이들에게 콜라를 하나씩 나눠주며 스와힐리어로 인사를 했다.
“잠보(안녕)! 아산테(고마워요)!”
이건영(가운데) 인천제2교회 원로목사와 김영주(오른쪽) 사모가 탄자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은다바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콜라를 선물하고 있다. 왼쪽은 노원석 담임목사.
콜라를 받아든 아이들은 신이 나서 뛰어갔다. 친구들과 떠들며 금방 마셔버리는 소년, 뚜껑에 구멍을 뚫어 아껴 먹는 소녀, 가방에 소중하게 집어넣는 아이. 콜라를 마시는 모습도 다양했다. 화단의 빨간 꽃 틈에 숨어서 친구와 조금씩 마시는 아이들, 물을 타서 동생과 나눠 먹는 아이도 있었다. 이건영 원로목사는 “어릴 적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탄자니아 은다바시 초등학교 아이들이 선물로 받을 콜라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콜라를 받아든 은다바시 초등학교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
이 목사와 노 목사는 아이들의 집도 찾아갔다. 할아버지와 함께 3명의 동생을 돌보며 살던 다우디는 이제 겨우 일곱 살. 지난 연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노 목사가 다우디와 손을 잡고 함께 옥수수죽을 끓였다. 다우디는 동생들을 먼저 먹였다.
지난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13살 아네스는 할머니와 살고 있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움막 같은 집에서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 “뭐가 제일 하고 싶냐”는 이 목사의 질문에 한참 망설이다 “중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하곤 눈물을 훔쳤다.
지난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13살 아네스는 할머니와 살고 있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움막 같은 집에서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 “뭐가 제일 하고 싶냐”는 이 목사의 질문에 한참 망설이다 “중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하곤 눈물을 훔쳤다. 두 목사는 이 아이들을 후원하기로 마음먹었다.
할아버지와 함께 3명의 동생을 돌보며 살던 다우디는 이제 겨우 일곱 살. 지난 연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노 목사가 다우디와 손을 잡고 함께 옥수수죽을 끓였다. 다우디는 동생들을 먼저 먹였다.
인천제2교회는 이름 그대로 인천의 두 번째 교회다. 70여년간 처음 시작한 도원동을 떠나지 않고 지역사회를 섬기고 있다. 평안하고 은혜롭게 신앙의 자리를 지켜온 모범적인 교회, 겸손하고 성실하게 이웃을 섬겨온 선교적인 교회다. 노 목사는 2021년 이 원로목사의 뒤를 이어 네 번째 담임을 맡았다.
원로목사와 담임목사가 함께 해외 선교지를 찾는 일은 흔치 않다. 노 목사는 “월드비전을 통해 우리보다 더 어려운 해외 어린이를 지원하는 일은 우리 교회가 오랫동안 이어온 사역이기에 저도 원로목사님을 따라 배우러 왔다”며 “직접 어린이들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이곳에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목격한 것이 앞으로의 목회에도 큰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은다바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입구에 위치한 작은 시골 도시다. 나무가 많고 기후가 온화해 7만3000명이 주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가난하지만 교육열이 높아 은다바시 초등학교를 포함해 6개의 학교가 있다. 이 지역 1만9000명의 어린이 중 3400명이 월드비전의 도움을 받고 있고 직간접적으로 혜택을 받는 주민이 2만3000여 명에 이른다.
은다바시 주민들이 월드비전의 도움을 받아 토마토 밭으로 개량한 농지를 한국 월드비전 팀이 주민들과 함께 돌아보고 있다.
이은영 한국 월드비전 팀장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대한민국 월드비전에서 이 지역의 후원을 100% 책임지고 있다”면서 “한국인 후원자의 열정과 기도로 이 마을이 변화하고 있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34년까지 경제적 자립과 식수 공급, 모든 아이의 영양 회복과 등교를 이루고 이 지역의 사역을 마무리하는 것이 월드비전 은다바시 사무소의 목표다.
은다바시(탄자니아)=글·사진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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