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전기차 라인업. (왼쪽부터) PV5 패신저, EV9, EV6, EV3, EV4, EV5, PV5 카고 컴팩트./기아 제공
기아가 올 3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글로벌 자동차 시장。유율을 기록하고도 수익성에선 뒷걸음질 쳤다. 영업이익률은 한 분기 만에 8%에서 5.8%로 떨어져 현대차(5.9%)에 역전당했다. 전기차 값을 내리고 판매장려금을 늘려 얻은 ‘할인으로 키운 성장’의 결과다.
기아는 내년까지 이 전략을 유지하기로 했다. 내연기관차 수요가 빠르게 줄어드는 유럽에서 지금 전기차 판매 기반을 잡아두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판매 규모 확대와 부품 원가 절감으로 2~3년 안에 전기차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시장 위축 뚫고 판매 늘렸지만…할인 부담에 이익 제약
기아는 30일 3분기 매출 31조5974억원, 영업이익 1조81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0.1%, 영업이익은 24.3%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약 23% 못 미쳤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도 관세 덕이 컸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내리면서 기아의 관세 비용은 지난해 3분기 1조2340억원에서 올해 7010억원으로 5330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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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오히려 1770억원 감소했다.
이익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기아는 자동차 시장 위축에도 차를 더 많이 팔았다. 미국 하이브리드차와 유럽 전기차가 성장을 이끌면서 기아의 3분기 도매 판매는 84만7355대로 7.9% 늘었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판매가 11.3% 줄어든 현대차와 대조적이다. 글로벌 。유율은 역대 최고 수준인 4%를 지켰고, 국내(36.8%)와 미국(5.8%)은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유럽에선 전기차 판매가 163% 늘어 기아가 판 차의 43.2%를 차지했다.
하지만 판매를 늘리기 위해 확대한 할인이 수익성에는 부담이 됐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가격 인하와 판매장려금 확대로 줄어든 이익이 회사 전체에서 7270억원에 달했다. 이익률이 낮은 전기차 판매 비중이 커지고 중동 판매가 줄어든 데 따른 이익 감소분도 4650억원이었다. 알루미늄·구리 등 원재료값 상승으로 늘어난 비용은 3680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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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판매와 성장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중동 전쟁이 3분기에는 끝날 것으로 봤는데 예측이 어긋났다”며 “연말까지는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아는 이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전기차 확대 속도를 늦추지는 않을 방침이다. 김 전무는 “유럽에서는 전기차를 팔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내년까지는 지금과 같은 전기차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국 IR·전략투자담당 전무 또한 “3분기 유럽 시장이 3.3% 성장하는 동안 내연기관차는 20% 줄고 전기차는 50% 넘게 늘었다”며 “내연기관으로 버티다 전기차 마진이 높아지면 그때 뛰어드는 전략은 가능하지 않다. 규모를 키우지 않고는 전기차 마진을 개선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원가 낮추고, 하이브리드로 수익성 회복
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 335만대를 유지했다. 전날 현대차가 판매 목표를 415만8300대에서 400만대로 낮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현대차가 영업이익률 목표를 6.3~7.3%에서 5.5~6.5%로 내린 데 이어, 기아도 수익성은 당초 목표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무는 “4분기도 수익성이 드라마틱하게 돌아서기는 쉽지 않다”며 “판매 대수는 당초 가이던스에서 크게 변동이 없겠지만 수익성은 다소 미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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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아는 2030년 영업이익률 10% 등 중장기 목표는 유지했다.
기아는 전기차 판매 규모를 키우면서 부품 원가를 낮춰 수익성을 회복할 계획이다. 배터리뿐 아니라 모터·히트펌프 등 주요 부품 원가를 앞으로 3년간 연 10%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김 전무는 “하이브리드도 처음 나왔을 땐 수익도 못 내고 물량도 적었지만 지금은 내연기관차 못지않은 수익성을 낸다”며 “2~3년 안에 전기차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수익성이 올라오기 전까지 당장 이익을 떠받칠 차종은 하이브리드다. 3분기 기아 하이브리드 판매는 17만2000대로 46% 늘었다. 미국에서는 118% 증가해 현지 하이브리드 시장 .유율이 처음 두 자릿수인 10.6%에 올랐다. 기아는 4분기 미국에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투입하고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생산능력을 늘린다.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현대차도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에 힘을 쏟는다. 9월 국내 공장 가동이 정상화된 만큼 아반떼·그랜저·투싼 등 신차를 앞세워 판매 회복에도 나선다.
‘할인으로 키운 성장’을 이익으로 연결하려면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 전무는 “지금은 단기 수익성보다 장기 수익성을 고려해야 할 때”라며 “판매 규모를 키우고 원가를 낮춰 전기차 브랜드를 구축하면서, 수익성도 하이브리드처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는 방향으로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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