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미환불과 임금 체불 논란에 휩싸인 인천의 한 미인가 국제학교가 시설 퇴거 시한에도 수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이 운영이 불안정한 미인가 시설을 옮겨 다니는 사례도 나타났다. 불법 운영에 대한 제재와 함께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인천 송도 인천글로벌캠퍼스(IGC)에 입주한 미인가 국제학교 L기관은 이날 퇴거 시한을 맞았지만 수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IGC 운영재단은 지난 8일 퇴거를 통보했다. L기관은 계약 해지가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며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재단도 법적 대응에 나서 미납 임대료 약 4억원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사립학교 분원을 표방한 L기관은 국내 학교 설립 인가 없이 연간 2200만~3000만원의 학비를 받았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의 친누나가 이사장으로 있으며, 가족이 출자금 1000만원 규모의 협동조합을 통해 운영에 관여한 사실이 23일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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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와 교직원은 이날 운영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돌려받지 못한 등록금과 체불 임금이 약 1억90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L기관은 등록금 환불 기한을 이달 31일에서 다음달 12일로 미뤘다.
인가 없이 학교처럼 운영하는 시설은 전국에 퍼져 있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 213곳을 。검한 결과 미인가 국제학교는 97곳이었다. 교육당국의 고발이나 폐쇄 명령이 운영 중단으로 이어지도록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음달 20일부터는 폐쇄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시설에 1회 최대 3000만원, 연간 두 차례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폐쇄 명령은 내릴 수 있지만, 이후에도 수업을 계속하면 강제로 막을 권한이 없어 실효성이 낮다”고 말했다.
시설이 문을 닫더라도 학생들이 다른 미인가 국제학교로 옮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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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기관의 일부 학생은 인천이나 서울 강남의 다른 미인가 시설로 이동했다. L기관에는 경기 시흥의 한 미인가 국제학교가 폐원한 뒤 옮겨온 학생 10여 명도 있었다.
글로벌교육연합이 학부모 235가구를 조사한 결과 미인가 국제학교가 폐쇄되면 자녀를 국내 일반학교에 보내겠다는 응답은 7.7%에 그쳤다. 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조치만으로는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교육받을 환경을 조성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서울의 일부 미인가 국제학교는 과학 수업 담당자의 교원 자격이나 교육 경력 대신 해외 공과대학 졸업 이력만 소개하고 있다. 미국 교육기관 인증을 받았다고 홍보하지만 해당 인증기관의 공개 명단에서는 이름을 찾을 수 없는 시설도 있다.
일부 시설은 대안교육기관 등록을 통한 제도권 편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다만 외국 대학 진학을 주목적으로 하는 시설 등은 등록이 제한돼 요건을 충족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미인가 국제학교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며 “과징금 신설과 형사처벌 강화, 이행강제금 개선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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