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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를 충전하러 도봉, 구리, 하남휴게소까지 갔는데 가능한 곳이 없었습니다. 성남충전소를 찾아갔더니 대기가 12대 있더라고요. 그렇게 데이트를 망친 게 작년 12월입니다.” (공현진·33)
지난달 25~26일 서울과 경기도 하남 등에 있는 수소충전소에서 만나본 시민들은 충전소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에는 10곳의 수소충전소가 있었으나 광진구 중곡동의 충전소는 문을 닫아 현재 9곳만 남았다. 수소는 충전 기업은행 마이너스통장 발급대상 하기 전에 10분 정도 압력을 올려야 하고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분 안팎이다. 이 때문에 대기가 길어지면 충전에 드는 시간이 2~3시간을 넘기도 한다.
국내 유일 수소 승용차인 넥쏘를 만드는 현대차가 4월 후속 모델 출시를 앞둔 가운데, 충전소와 같은 인프라(기반시설)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충전소뿐만 아니라 수소 수급에 파산채권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달 25일 서울 강동구의 한 수소충전소에서 차량들이 충전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서일원 기자
◇ “충전소 늘린다고 해서 샀는데… 다신 안 사”
서울시 내 운영 중 자동차 할부금 인 수소충전소는 작년 10곳에서 올해 9곳으로 줄었다. 현대차가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설치해 운영하던 이동형 충전소 H광진무빙스테이션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인근에서 세차하던 택시기사 고세근(76)씨는 “하루에 적어도 10대는 왔었는데 작년 말에 없어졌다”며 “요즘도 가끔 잘못 찾아와 허탕 치고 돌아가는 이들이 있다”고 했다.
현대차 관 우리미소금융재단 계자는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나서 중단된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가 서울에서 운영하는 수소충전소는 이제 H국회수소충전소와 H강동수소충전소만 남았다.
현대자동차가 구축해 운영하다 지난해 문을 닫은 'H광진무빙스테이션'./서일원 기자
동아타이어 수소충전소는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지만, 충전기 고장이 잦아 급할 때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26일 오후 12시 30분 기준 서울시 충전소 9곳을 확인한 결과 당장 충전이 가능한 곳은 강동, 도봉 2곳뿐이었다. 나머지 충전소의 충전 불가 사유는 ‘설비 점검’, ‘고장으로 인한 수리’, ‘재고 소진’, ‘버스 전용’, ‘예약제 운영’ 등 다양했다. 수소차를 탄 지 4년 됐다는 한(43)모씨는 “충전소가 늘어난다는 정책을 믿고 수소차를 샀는데, 과거로 돌아가면 절대 안 살 것”이라고 했다.
대기시간에 대한 불만도 컸다. 황영한 씨는 “충전하려면 30분은 기본이고 많이는 3시간까지도 기다려봤다. 양재(충전소)는 예약 전용인데, 3월 중순까지 마감이 끝났다”고 했다. 서울에너지공사에 따르면 양재충전소는 대기차들로 인한 교통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예약제로 운영한다. 수소·전기차 충전소 양재그린카스테이션 운영을 담당하는 배종열 씨는 “매일 자정에 2주 후 예약을 받는데 5분 만에 마감되고 사람이 몰려 먹통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지난 달 25일 수소충전소에서 대기중이던 한 시민이 양재에 위치한 충전소는 3월 중순까지 예약이 마감됐다며 내역을 보여주고 있다./서일원 기자
◇ 수소 수급 불안정하고 설비 고장 잦아
서울의 경우 수소충전소가 부족하고 수소 수급 자체도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소차 보급 대수와 충전소의 충전 가능용량을 보면 충전소가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 수소 수급 불안정이 진짜 원인”이라고 말했다. 하남드림충전소의 한 직원은 “설비 고장이 자주 나는 편이라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한 충전소는 공급사 설비고장으로 3주간 영업을 못 한 적도 있는데, 이럴 때 인근으로 차가 몰리면 5시간까지 대기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소 공급업체 관계자는 “공급 생산 시설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고 설비 고장도 잦은 편”이라고 했다. 또 다른 공급업체 관계자는 “수송용은 전체 수소 시장으로 보면 비중이 작아 설비 확장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재고가 빨리 소진되기도 한다. 하남드림충전소의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인데, 지난 달 25일엔 재고가 없어 오후 3시40분쯤 마감됐다.
지난 달 25일 오후 하남드림휴게소 수소충전소의 한 직원이 마지막으로 충전 가능한 차를 가리키고 있다./서일원 기자
수소차 보급 및 인프라 확대가 상용차와 버스 차고지 충전소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추가 충전소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도심에서는 충전소 구축에 저항이 있어왔다. 상용차 보급 확대를 위해 3곳의 버스 차고지 안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에서 민간에 공모해 구축을 추진 중인 강서구 오세동 건의 사업자도 고속버스 회사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승용차를 포함해 모든 수소충전소 설치 확대를 위해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면서 “3월에도 추가 민간 공모를 통해 신규 수소충전소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H국회수소충전소'. 점검으로 운영이 중단됐다./서일원 기자
인프라는 부족하지만, 민·관 모두 수소차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수소 버스 2000대, 수소 승용차 1만1000대의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7218억원의 예산을 확정했다. 현대차는 작년 10월 7년 만의 신형 수소차 모델 ‘이니시움(INITIUM)’을 선보였고 올해 4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상반기 중 성남시와 제주도에 이동형 수소 충전기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에 등록된 수소차는 3만7563대다. 이 중 서울은 약 8.6%인 3222대다. 작년말 기준 전국 수소충전기는 386기로 충전기 1기당 수소차는 97.3대였다. 전기차는 작년말 기준 총 68만4244대, 충전기는 41만4686기로 충전기 1기당 전기차 수가 1.7대였다. 환경부는 올해 1963억원을 투입해 충전기를 64기 늘릴 계획이다.
강동구에 위치한 수소충전소 'H강동수소충전소'에서 시내 버스가 충전 하고 있다. 오전 6시~9시에는 버스 외 일반 차량의 충전이 제한된다. /서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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