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이야기 꽁 머니 환전 62.ren587.top 바로가기 꽁머니, 무료온라인게임
신규릴게임릴게임 무료충전게임릴게임바다이야기잭팟
바다이야기 고래 출현 62.ren587.top 릴게임다운로드
바다이야기무료체험 88.ren587.top 바다이야기 고래 출현
바다이야기 슬롯 51.ren587.top 야마토3게임
무료 야마토 게임 6.ren587.top 바다이야기조작
릴게임천국 89.ren587.top 강원랜드 슬롯머신 규칙
바다이야기무료머니 76.ren587.top 알라딘게임예시
황금성릴 18.ren587.top 슬롯
야마토예시 48.ren587.top 인터넷손오공게임
야마토카지노 33.ren587.top 슬롯게임 실시간
야마토게임공략법 74.ren587.top 인터넷황금성 바다이야기 파칭코 릴게임꽁머니 신규슬롯사이트 최신게임 카카오바다이야기 황금성3게임연타 바다이야기 게임 야마토빠칭코 릴게임다빈치 슬롯머신 매장판 고전릴게임 야마토동영상 릴114 인터넷백경 인터넷야마토주소 온라인 릴게임 정보 신천지 알라딘오락실 슬롯게임 실시간 손오공예시 신바다이야기 슬롯머신 확률 황금성용가리 백경온라인 바다이야기 환전 백경게임 하는곳주소 무료충전야마토 바다이야기 도박 실시간바둑이 야마토게임후기 바다시즌7 황금포커성 우주전함 야마토 2199 바다이야기공략법 사다리게임주소 오션파라 다이스예시 오션슬롯주소 사설배팅 오션파라다이스 먹튀 무료슬롯체험 pc릴게임 무료슬롯버프 오션파라다이스 예시 슬롯머신 영어로 신천지게임 하는곳 바다이야기게임하기 릴게임추천 바다이야기무료 바다이야기apk 부산야마토 바둑이라이브 뽀빠이놀이터 게임몰 릴게임 바다이야기게임 릴게임횡금성 슬롯 머신 이기는 방법 꽁머니릴게임 슬롯 프라 그마 틱 무료체험 야마토게임 하기 골드몽 신야마토 슬롯릴게임 릴짱 릴게임 정보 상품권릴게임 바다게임이야기 바다이야기5만 야마토3게임공략법 동영상황금성 무료 황금성게임 카지노 슬롯머신 종류 강원랜드 슬롯머신 추천 오션파라 다이스예시 바다이야기 예시 종료 야마토 빠칭코 우주전함 야마토 2202 무료 메가 슬롯 머신 신바다이야기 포커게임사이트 씨엔조이 릴게임 야마토게임하기 알라딘 게임 다운 무료 메가 슬롯 머신 바다이야기 게임기 바다이야기 상어 바다이야기 무료 황금포커성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온라인야마토릴게임 온라인바다이야기 바다신2영상 바다이야기 사이트 먹튀 파친코 야마토 창공 뉴야마토 황금성잭팟 무료충전 릴 게임 pc용 황금성 게임 무료바다이야기 바다이야기 도박 바다이야기온라인 몰게임 릴게임보물섬 무료슬롯 황금성 다운로드 체리마스터 비법 빠칭코 슬롯머신 온라인야마토주소 야마토릴게임 오션파라다이스 게임 바다이야기 상어 로또달팽이 슬롯머신 판매 중고 바다신2다운로드 무료슬롯사이트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손오공 게임 강원랜드 슬롯머신 규칙 카카오릴게임 스핀모바게임랜드 야마토릴게임 슬롯무료체험 잭팟 알라딘온라인릴게임 일러스트레이션 권오환 nofx5h@gmail.com
1.
들어선 그의 얼굴은 몸뚱이만큼이나 넓고 무거웠다. 꾀죄죄한 세면대, 접이식 매트리스, 티브이(TV) 벽면 너머 더러운 변기에 아주 작은 창문 하나. 3평 독방. 그동안 많은 이들을 이곳으로 보냈었지만 직접 온 것은 처음이었다. 오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기에 그는 발악하듯 내질렀다.
“야! 간수.”
교도관은 뜨악하게 쳐다보았다.
“소주 맥주 세병씩만 가져와. 계란프라이 다섯개하고.”
“불가한 품목은 요구하지 않습니다!”
“뭐? 법이 다 무너지니까 이런 자식까지 개기네.”
효과적인 “반말도, 욕도 하지 않습니다!”
“날 석방하라는 저 소리 들리지? 서부지법 깨지는 것도 봤고. 이 새끼야. 여기도 확 엎어버릴 수 있어. 한번 해볼까?”
“저기요, 대한민국이 그렇게 만만해 보여요?”
그리고 커다란 생수병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전관예우로 물통은 하나 그냥 드리 통신사업자 지요.”
“물? 고작 물?”
교도관이 나가고 철커덩, 소리가 냉정하게 들렸다.
“인마, 이거 하나면 넌 뒤져.”
그는 어퍼컷을 날리며 외쳤다.
“일광! 남묘호렌게쿄!”
철창살 너머에서 손바닥 내밀며 교도관이 응수했다.
“이순신 장군! 스마트폰 개통철회 반사!”
그는 제대로 한방 맞은 것처럼 비틀거리며 주저앉았다. 극도의 피곤이 밀려왔다. 씨바, 하필 이순신이라니…. 불과 얼마 전까지 수십만 군사가 수중에 있었는데 이제 저따위 간수놈에게까지 밀린다는 패배감이 마구 피어났다. 생수를 벌컥거려도 감정은 회복되지 않았다. 물이라서 더욱 그랬다.
2.
철문을 꺼져가는 마구 차면서 밤 내내 욕을 퍼붓던 그는 비로소 잠들어 있었다. 지치기도 했으려니와 옆방의 전과 18범이 몹시 민망한 협박을 새벽에 쏘아붙인 덕이기도 했다. 신체 특정 부위를 떼어내 입안에 처넣어 버리겠다는 내용이었다. 들여다보던 교도관 또한 극도의 피곤을 느끼며 노랫말처럼 중얼거렸다.
“내가 미칠 것 같은 이유는 네가 이미 미쳐 있기 때 전세자금대출 1억 이자 문일까.”
그러자 대답처럼 잠꼬대가 튀어나왔다.
“술 가져와, 술!”
하긴 그랬다. 그는 고등학생 이후로 술과 안주 없이는 살지 아니하였다.
기름기 도는 것, 잘 익힌 것, 남 손 안 탄 것…. 그러기에 한 알의 딸기부터 육즙 왕성한 토시살 채끝살, 혼마구로 대가리 볼살, 반짝이는 캐비아, 탱탱한 장어 수육(한번 물린 뒤로 이 애들은 싫어졌다), 타이거새우, 해삼 내장, 킹크랩에 하다못해 오뎅까지 온갖 생명체를 사랑하여, 이것들을 만날 적마다 술잔 들어 입맛 다시지 않을 때가 없었다.
나아가 비자금 걸린 재벌 또한 사랑하여 기꺼이 폭음을 나누며 토닥이다가 구속시켰다. 충성 맹세 후배들이 흐뭇하여 특활비 풀기를 아까워하지 않았고 블루와 발렌타인 혼합주를 그날의 욕망이 그려진 정물화로 알았으며 그보다 더 아내의 점사와 주술을 신봉하여 신령(神鈴) 신검(神劍)의 서슬을 삶의 행간에 마련해 두고 조석으로 머리 조아림으로써 총장과 권좌로 나아가는 발판으로 삼았다. 어디 그뿐인가. 미국 형님을 흠모하여 강아지 되기를 기꺼워하였고 일본국을 애정하여 호구 되기를 자처하였다.※
모든 게 주저함이 없었고 밑걸림도 없었다. 굿 한번 하고 나면 착착 진행되는 정황이 매번 신묘하여 깊은 밤 대취 장취 끝에 올려다본 밤하늘 별빛은 영롱하기까지 하였다. 그 무궁무진한 신세계를 어떻게 다 설명한단 말인가. 하여 국가와 국민 위에 그가 있고 그 위에 그녀가 있으며 최상위에 신(神)이 자리한 구조에 대하여 어떤 불만도 피어나지 않았다.
그랬기에 전쟁 일으켜 지구별 빅브러더 반열에 등극하고 남북통일을 거저 주운 다음 아내에게 자리를 물려주고자 하였다. 아내도 그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최소한 에바 페론을 꿈꾸었지만 어째 에바 브라운이 되어버린 것만 같다(두 사람의 공통점은 33살에 죽었다는 것뿐이다).
3.
그렇게 단단히 준비했는데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다. 경찰은 말할 것 없고 기개로 살고 전우애로 진격한다는 군인들이 총을 들고서도 시민들에게 밀리다니…. 총 한방 못 쏘는 애들 데리고 무슨 사령관이라고.
그날이 떠오르자 호흡이 거칠어졌다. 맘에 안 차는 놈들이야 넘쳐나지만 귀령이라는 여자는 정말 기분 나빴다. 이름만 봐서는 완전 우리 쪽인데 특전사 소총을 맨손으로 뺏으려고 했으니 말이다.
호흡이 가빠지자 배가 너무 고프다. 저녁 메뉴가 마침 닭도리탕이라 소주만 있으면 딱 좋겠다. 이렇게 연거푸 술을 못 마셔 본 것도 고등학교 이후 처음이었다. 식은땀 나고 손이 떨린다.
가장 생각나는 게 아내(의 신령스러운 재주)이다. 하지만 변호사 외에는 접견 금지라 만날 수 없다. ‘구속취소 탄핵기각’ 구호 소리가 아까보다 더 약해져 있다. 오늘쯤 편지를 하나 더 보내야겠다고 그는 판단했다.
법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소리는 저번에 했고, 음, 정당한 저항운동이 탄압당하고 있습니다, 이게 좋군. 자유 전사들 총결집으로 대한민국 근간을 새로 세워야 합니다, 트럼프도 지지자들의 가열찬 투쟁 끝에 위풍당당하게 돌아오지 않았습니까…. 뭐 이 정도면 변호사들이 부족한 내용은 채울 것이다.
마누라는 뭐 하고 있을까. 지금쯤 오대 명산 어디에선가 어마어마한 대왕 신굿을 하고 있지 않을까. 대왕 신들과 우주의 기운으로 석방과 탄핵 기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처음 신령 체험을 한 것은 9수 시험 날이었다. 아버지는 보란 듯이 고무호스를 벽에 걸어놓았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진짜 죽는다는 소리. ‘니미 씨발’ 정신으로 그 또한 그래 버릴 마음을 먹었다. 내가 죽으면 당신도 괴롭겠지? 벼랑에서 구출되어 밧줄로 올려지던 놈이 줄을 놓으면 끌어올리던 놈은 뒤로 넘어가는 법이니까, 하는 심정으로 누워 있을 때 이모가 찾아와서 속삭였다.
“얘야, 자신 없으면 남묘호랑게쿄 여섯 글자만 정성으로 외어라.”
자신이 없었기에 그는 그렇게 했다. 그리고 잠이 들었던 것만 같은데 깨어보니 답안지에 글자가 수북이 쓰여 있었고 그것으로 합격했다. 이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모든 사람이 그 앞에서 말 그대로 검사받는 초등생처럼 굴었다. 알아서 스스로 굽히는데 즐기지 않을 리 없었고 누리지 않을 리 만무했다. 아내의 능력이 흡족했던 게 그런 이유였다.
“배식!”
교도관이 그의 회상을 깼다.
“이 새끼가 진짜.”
“반말, 욕설, 하지 않습니다! 교도관을 노려보지도 않습니다!”
일단 배가 고팠기에 닭볶음탕에 밥을 먹었다. 정말 잘 먹는구나, 교도관은 생각했다. 다 먹은 그가 표정을 바꾸었다.
“야, 부탁이다. 핸드폰 좀 가져다주라.”
“유튜브 보시게? 차라리 호환 마마가 낫지.”
“급히 연락할 데가 있어서 그래.”
“불가한 요구는 하지 않습니다!”
“십억 줄게.”
교도관은 짧은 순간 귀가 즐겁기는 했다. 하지만 그와 그녀에게 이용당하고 철저하게 내버려진 이들만으로도 마을 하나 만들 정도라지 않던가. 하물며 소지품 검사 때 현금은 물론 체크카드 하나 나오지 않았었다.
“소주 한병 천만원. 어때?”
“아무 말 막 하지 않으면 내가 오천억 주지요.”
4.
그는 식빵과 요구르트 구매 요청을 했다. 술 만들려는구나, 교도관은 알아차렸다. 조각낸 식빵 속살을 페트병에 넣고 요구르트를 조심스레 붓는 모습이 조립 장난감 만지는 아이의 집중 같다고 교도관은 생각했다. 그리고 저 행위를 이렇게 대놓고 하는 재소자도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한마디 안 할 수 없었다.
“여기도 지켜야 할 법이 있어요.”
“대한민국 법 다 무너졌다니까.”
“본인이 다 조져놨잖아요.”
“뭐 이 새끼야?”
“입만 열면 법치, 공정, 상식을 떠들었으니 한번쯤은 자신도 지키는 게.”
“내가 안 지켰던 법은 모두 악법이야. 당장 재소자는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스스로 만들 자유가 있어.”
교도관 목소리가 순간 낮아졌다.
“진짜 저 멀리 날리면 좋겠다.”
“야 인마, 악법이 법이면.”
“….”
“마약도 약이야.”
뭔 소린가 싶어 갸웃거리던 교도관은 무전 호출을 받고 멀어졌다. 술이 잘 익어야 할 텐데…. 잡범들이나 하는 짓이지만 자괴감 따위는 없었다. 그만큼 절실했다. 얼른 부적 몇개 챙길걸, 하는 아쉬움은 지금도 여전하다. 그것으로 술을 만들거나 벽에 구멍을 뚫을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 전우치처럼.
그 와중에 인기척이 있었다. 간수놈이 들어왔나 싶은데 아니다. 낯선 얼굴이다. 이런 방문의 경우 화들짝 놀라야 하는데 반응할 신경다발이 축 늘어져 있기 때문에 그는 눈만 멀뚱거렸다.
나타난 인물은 연기처럼 경계가 모호했지만, 이목구비는 뚜렷하고 무엇보다도 얼굴과 목덜미에 붉은 도장 자국이 빼곡했다. 도장 자국이 모조리 金建希(김건희) 天空(천공) 글자여서 일단 반가웠다.
“혹시, 귀신?”
고개 끄덕이는 귀신의 두 손을 그는 그러잡았다.
“오오, 반갑다.”
“귀신이 반가울 거까지야.”
“반갑지, 이 판국에. 마누라 어디 있어, 관저에 그냥 있니? 산에 갔니?”
“….”
“나한테는 말해도 되잖어. 어디야?”
이때 다시 다가온 교도관이 쇠창살을 들여다보았는데 그는 허공에 대고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고 나중에 밝혔다).
“아실 거 없고, 얼른 룩셈부르크 계좌 열 수 있게 해달라고.”
“그거? 그건 지문이 있어야 하잖아.”
“그러니까.”
귀신이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뭐, 뭐야. 벌써 일본으로 간 거야, 아니면 유럽? 굿하러 안 가고?”
“알 거 없다고.”
“암튼 좋아. 그것이야말로 나를 풀어줘야 가능하지.”
귀신은 입을 크게 벌린 다음 혀를 움직여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얇은 면도날이었다. 그는 흠칫했다.
“두 시간 이상 물에 팅팅 불린 다음 천천히 떼어내면 된다던데? 어차피 종일 할 짓도 없으니까.”
“진짜로 마누라가 시킨 거야?”
“거짓말하는 귀신 봤어?”
“그럼 니가 나 좀 빼주라. 응? 도술이든 뭐든, 있잖아.”
“그런 거 못 해. 면도날 옮기는 것도 연습 얼마나 많이 했는데.”
“아, 씨바! 뭔 귀신이 이래?”
“홍채 아닌 거 다행인 줄 아셔. 그랬다면 눈깔 빼 오라고 했을 테니까.”
귀신은 휙 사라졌다. 그는 기가 막혔다. 시킨 것 모조리 다 했는데, 나를 이렇게 두고 도망가? 지문을 벗겨내라고? 그는 교도관 얼굴만 빤히 바라보았다.
푸른 하늘의 청룡도 역할이 끝나면 탕탕 다져져서 만두소가 되고 만다는 오랜 격언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저녁 내내 그의 눈빛이 흔들렸고 변기로 걸어가는 걸음걸이는 느렸다. 그러는 내내 침묵했다. 60분 중 어김없이 59분을 떠들었다니 이렇게 침묵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교도관은 생각했다.
5.
자위대 함선이 부산과 인천항에 들어와 대포를 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곳곳에서 포격과 사이렌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헬기가 다가와 정지 비행을 하더니 미국 특수부대가 밧줄 하강하여 기습한다. 벽과 철문이 깨진다. 그는 의연하게 걸어나가다가 달려오는 교도관에게 어퍼컷을 날린다. 반사! 할 겨를도 없이 저만치 나가떨어진다.
밖으로 나오자 피켓을 든 노인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오오, 나의 애국 시민들!”
그는 벅차올랐다. 이번엔 자위대와 미군으로 계엄을 하고, 국회 해산이고 나발이고 아예 미사일로 폭격을 해버려야지, 다 죽었어, 이 새끼들! 하고 있는데 포연이 걷히며 미군 헬기에서 트럼프가 내린다. 황감한 마음에 그는 두 손을 흔들며 다가간다. 트럼프가 외친다.
“배식!”
순간 잠에서 깬다. 깨서 두리번거린다. 교도관이 말한다.
“빨리 배식판 가져와요. 좋아하는 황탯국이니까.”
“트럼프 형님 어딨어?”
“그 사람이야 미국 워싱턴에 있겠죠.”
6.
담가놓은 술은 시큼한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11시에 귀신이 다시 찾아왔다. 오자마자 그의 손가락을 들어 살펴보는데 작은 상처 하나 없이 포동포동하기만 했다.
“뭐야, 그대로잖아.”
“어떻게 생짜로 피부를 벗겨?”
“어허, 혼날 텐데.”
“마누라는 어딨냐고.”
“알 거 없다니까.”
귀신은 말을 이었다.
“절단기를 가지러 가야겠네.”
“뭔 소리야.”
“정 못 하면 손가락 끊어 오라고 했거든.”
오후 내내 침울하게 앉아 있던 그는 저녁 식사가 끝나자 몸 구부려 무언가를 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뒤돌아 앉아 숫제 웃통을 벗어젖히기까지 했다. 시시티브이(CCTV)에서 그 모습을 힐끗 본 주사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하는 거지? 자해하려는 건가? 얼른 가봐.”
저녁 배식 시간에 하도 졸라대서 유성 사인펜 건네준 게 계속 마음에 걸렸던 교도관은 재빨리 달려갔다. 그리고 기겁했다. 그는 팬티만 입은 채로 누워 있었는데 皇帝(황제) 두 글자가 몸 곳곳에, 이마와 볼, 목덜미, 가슴, 배, 허벅지와 종아리, 두 팔, 손발바닥까지 빼곡하게 쓰여 있었다. 등에만 없었다.
한창훈/소설가
※이문구 ‘박용래 약전’에서 운(韻)을 빌려왔음.
|
조회 : 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