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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갑진(甲辰)년 한해 우리 농업과 농촌은 다사다난했다. 여의주를 문 청룡의 신통력은 구경도 하지 못한 채 새해 벽두부터 이른바 ‘금(金)사과’ 등 우리농산물은 물가 논란의 희생양이 sk미소금융재단 되기 바빴다. 급기야 4월 총선에서 ‘금대파’ 파동으로까지 비화하면서 물가안정을 빌미로 저율관세할당(TRQ) 남발과 함께 검역시스템마저 흔들려는 물가당국의 무모함을 지켜만 봐야 했다.
일상화된 ‘이상기후’는 ‘극한기후’ 시대를 열었고, 기후발(發) 농산물 공급불안은 ‘기후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수확기 산지 쌀값은 전년 동기 초보창업 대비 10% 이상 떨어지면서 80㎏들이 한 가마당 다시 18만원대로 되돌아가 농가 살림살이에 주름살을 더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 재연된 ‘양곡관리법 파동’은 여야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떠나는 용의 꼬리를 물고 온 푸른 뱀의 해가 밝았지만 우리 농업과 농촌을 둘러싼 여건은 여전히 어둠 속이다. 깊 주택금융신용보증서 어지는 이상기후의 심술은 ‘하늘’과 동업할 수밖에 없는 농업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라는 아픈 기억들을 소환한다. 세계가 놀란 비상계엄발 탄핵 정국이 겹치면서 농정 추진의 방향타마저 흔들리고 있다. 나라 경제도 ‘불확실성’ 속에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저축은행무직 반면 농가경영 안전망 역할을 할 농업수입안정보험의 연착륙을 비롯해 쌀 재배면적 감축, 이상기후 대응 등 풀어가야 할 현안은 산더미다. 수입안정보험은 마늘과 양파 등 9개 품목 본사업과 쌀·단감 등 6개 품목 시범사업이 펼쳐진다. 8만㏊에 달하는 벼 생산면적 감축과 선택형 직불제 활성화 등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쌀 문제 해법도 진행형이 된다. 디딤돌대출 필요서류 새로운 농산물 재배적지 개발 등 기후변화 대응 체계 구축도 급선무다.
손 놓고 낙담할 틈이 없다. 스스로 찌든 때와 허물을 벗고 새롭게 나야 한다. 탈피(脫皮)다. 남의 손을 빌려 억지로 껍질을 벗겨 내는 ‘수동태(受動態)’ 개혁과 달리 탈피는 나와 우리의 힘으로 껍질을 벗는 ‘능동태(能動態)’다. 하늘과 농정당국만 바라보는 수동적 농업의 껍질을 벗고 우리가 주체가 되는 ‘능동 농업’을 일궈나가야 한다.
이미 능동을 향한 태동은 수동의 두꺼운 껍질 아래서 미동(微動)하고 있다. 장립종 쌀 생산과 냉동김밥 수출 신화, 케이(K)-국밥 등 ‘주식(主食)’에서 ‘미식(米食)’으로의 전환을 통한 쌀 문제 해법이 발길질을 하고 있다. 저탄소농법을 비롯해 디지털 육종과 농림위성, 최첨단 스마트팜 등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는 농법과 기술도 확산하고 있다. 늙어가는 농촌이라지만 강원 홍천의 ‘와썹타운’은 MZ세대에게 힙한 청년마을로 주목받고 있다.
춘추전국시대 노나라 소공(召公)이 혜성 출현을 두려워하자 대부 신수가 혜성을 불길함이 아니라 변혁의 징조로 삼아 묵은 것을 벗어던지고 새것을 펼치는 계기로 삼자고 했다. 예서 비롯된 말이 ‘제구포신(除舊布新)’이다. 그렇다. 우리 농업과 농촌을 둘러싼 안팎의 시련을 변혁의 계기로 삼아 낡고 찌든 허물을 벗고 새롭게 난다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어제의 껍질 속에 오늘을 가두면 내일은 없다. 을사년 새해 우리 농업과 농촌은 스스로 허물과 껍질을 벗고 새로운 희망의 농업을 일궈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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