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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간의 우주 경쟁이 달 원자력발전소 건설까지 뻗쳤다.
원자력 에너지 르네상스를 내세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달에 원자로를 보내 원자력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달 원전 건설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우주 강국 간 달 탐사 경쟁에 새 요소가 추가됐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미국항공우주국(나사) 국장대행에 임명된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나사에 보낸 서한에서 2030년까지 달에서 최소 100㎾ 용량의 원자로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약 8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그는 “미래의 달이오테크닉스 주식
경제를 지원하는 한편 화성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우주에서 국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이 중요한 기술을 제대로 발전시키려면 나사가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나사는 앞으로 두달 안에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우주 강국들이 달 원전 건설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향후 달 기지에서 쓸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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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가 달 기지에서 장기 체류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다. 지금 우주선에서 쓰는 태양전지만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 더욱이 달은 낮과 밤이 약 14일을 주기로 바뀌기 때문에 태양전지에 의존하면 긴 밤 동안 속수무책이 된다. 현재로선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202복tv
7년 달에 우주인을 착륙시킨 뒤, 2035년까지 최대 180일 장기체류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구축한다는 대략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 2021년 달 연구기지(ILRS) 공동 건설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5월엔 2036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달 기지에서 쓸 원자력발전소를 2035년까지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설비용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황금성게임설명
은 2026년 달 남극을 조사할 창어 7호를 발사하고, 2028년 창어 8호를 보내 달 자원 활용 실험을 하는 등의 일정도 세워놨다.
록히드마틴 달탐사부문 부사장 케빈 오는 미 언론 인터뷰에서 달 원자로가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 현지 자원 활용을 꼽았다. 달에 있는 물 얼음에서 산소, 수소 같은 자원을 추출하기 위한 에너지원을 얻는 것코오롱생명과학 주식
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나사 기술·정책·전략 담당 부국장 출신인 바비아 랄은 기술매체 ‘와이어드’에 “달 원자로가 설치되면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중심으로 우주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는 지구 사회가 촛불에서 전기로 전환했을 때 일어났던 도약과 같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달 남극에 설치할 국제달연구기지(ILR)를 묘사한 그림. CNSA/Roscosmos
2030년까지 실현 가능할까
달 원자로는 규모는 작지만 작동 조건은 지구보다 더 까다롭다. 우선 로켓에 싣고 갈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벼워야 한다. 물이나 대기가 없기 때문에 열을 식힐 수 있는 다른 방안도 찾아야 한다. 현재로선 대형 라디에이터를 이용해 열을 방출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돼 있다.
또 표면 온도가 낮에는 100도가 넘고 밤에는 120도까지 내려가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끄떡없이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오 부사장은 “원자로의 가장 큰 과제는 열을 전기로 전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더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에너지부 우주원자로 프로그램을 이끄는 아이다호국립연구소의 수석매니저 세바스찬 코르비시에로는 “기술적으론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기다. 아직 우주선도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2020년까지 원자로를 건설한다는 건 비현실적인 목표일 수 있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는 2026년 나사 예산을 24% 삭감하려 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을 우주로 발사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에너지부의 전 원자력 담당관이자 현재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대 교수인 캐서린 허프는 뉴욕타임스에 “좋은 일이고 반드시 일어나야 할 일이지만, 일정표는 매우 공격적이고 솔직히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록히드마틴의 달 원자력발전 시스템 개념도. 록히드마틴 제공
안전구역 설정…새로운 분쟁 씨앗 될 수도
미국의 달 원전 계획이 이번에 처음 나온 건 아니다. 나사는 앞서 2022년 기업들과 40kw급 달 원자로 초기 설계 연구 계약을 맺은 바 있다. 40kw는 33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다. 무게는 6톤 미만이어야 하며, 인간 개입 없이 10년 동안 가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설계 조건이었다. 여기엔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에 쓰일 오리온 우주선 제작업체인 록히드마틴, 원전 대기업 웨스팅하우스, 우주 신생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즈와 엑스에너지가 참여했다. 설계 조건 중 6톤은 현재 기술로는 무리한 조건으로 판명났다. 인튜이티브 머신즈와 록히드마틴은 이제 새로운 달 원자로 계획에 맞춰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나사는 100kw급 원자로를 달까지 가져가려면 15톤까지 실을 수 있는 우주선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현재 그런 우주선은 없다. 현재 개발중인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십과 블루오리진의 블루문만이 가능하다.
나사의 발표엔 우주지정학적 배경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안전을 이유로 원자로 주변을 출입 금지 구역으로 설정할 경우 미국의 달 탐사 활동이 방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더피 국장대행은 서한에서 이런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미국이 자초한 면도 있다. 미국 주도로 2020년 체결된 아르테미스 협정 11조는 달에 기지를 설치하거나 설비 등의 자산을 배치하는 경우 그 주변을 ‘안전 구역’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 협정 서명국은 아니지만, 이 조항을 근거로 선수를 칠 수 있다. 이는 우주에서 새로운 국제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이탈리아 토리노공대의 카를로 조반니 페로 연구원(항공우주공학)은 와이어드 인터뷰에서 “새로운 우주 경쟁의 핵심은 누가 달에 먼저 도착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달에 마지막까지 남느냐”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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