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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권이 외국인이나 외국 문화를 배척하는 배외주의를 조장하며 우익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실시한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배외주의를 주장해 약진한 정당들이 세를 불리려 외국인 때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선거 참패로 '총리 퇴진론'에 발목 잡힌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집권 자민당 내 강성 보수파를 의식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80주년(8월 15일)을 맞은 이달 침략 전쟁에 대한 아무런 반성 없이 침묵하며 보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4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보수 야당인모의주식투자
국민민주당은 이르면 가을 임시국회 때 외국인의 토지 취득을 제한하는 내용의 '외국인 토지 취득 규제 법안'을 제출하려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참의원 선거 때는 외국인의 비(非)주거용 주택 구매 시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공실세 도입'도 공약했다.
가미야 소헤이 일본 참정당주식살때
대표가 지난달 21일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서 열린 당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쿄=교도·AP 연합뉴스
우익 성향의 참정당도 외국인 규제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이미 당내 관련 조직을 신설해 검토에 들어갔다. 두 정당은 참의원 선거 당시 배외주의를 내세워 의석수를 크게 늘렸는데, 파칭코슬롯
선거가 끝난 뒤 공약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배외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산케이에 "외국인을 배척하는 게 아니라 자국민이 적절한 값을 지불하고 주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법안이 제출되면 다른 정당들도 외국인 때리기에 동참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단타잘하는법
다. 산케이는 "외국인 규제에 대해 배외주의라는 비판이 제기되나, 다른 정당도 외국인 정책에 대한 입장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국민민주당의) 외국인 규제 법안은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시바 시게루(오른쪽) 일본 총리가 4일 도쿄 중의원에서 열린 예산위S&T모터스 주식
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이 같은 우려는 기우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외국인 규제 기류에 편승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정부가 외국인 사업가 규제 강화 검토에 들어갔다"며 "올해 '경영·관리' 체류 자격에 대한 규정을 개정·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논의 중인 내용대로 바뀔 경우 현재 경영·관리 체류 자격 부여 조건인 '소유 자본금 500만 엔(약 4,680만 원) 이상'이 3,000만 엔(약 2억8,090만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다.
외국인 규제를 조장하는 강성 보수층 입김이 세지면서 과거사 외면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 내 강성 보수파 반발을 고려해 전후 80주년 메시지 발표를 당분간 미룰 방침이다. 패전일인 오는 15일과 일본이 항복 문서에 조인한 9월 2일을 정부 차원의 메시지 없이 보낼 가능성이 크다. 전후 50주년이었던 1995년부터 10년 간격으로 패전일 무렵 발표해 온 총리 담화 역사가 사실상 무너지는 셈이다.
여당이 참의원 선거 패배 이후 강성 보수파를 중심으로 이시바 총리를 향한 사퇴를 거세게 요구하자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는 "이시바 총리가 전후 80주년 메시지를 내면 반(反)이시바 세력이 이를 구실 삼아 퇴진 요구를 강화해 정권 유지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의견이 확산했다"고 전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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