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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하철역은 또 침수됐습니다. 퇴근길 뉴요커들은 흙탕물을 피해서 철제 난간에 매달려 곡예를 부리듯 역사를 빠져나갔습니다. 관광 명소이기도 한 그랜드센트럴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하철 전동차에 빗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이를 촬영한 주민 샌탈 맥클로플린은 "이런 모습은 본 적이 없다"며 영상을 자신의 SNS에 공유거래량분석
했습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지난 15일에 이어, 7월에만 두 번째 집중 호우에 시민들은 또다시 불안한 하루를 보내야 했습니다.
불과 며칠 전인 25일엔 뉴욕을 비롯한 미 동부 해안지대에 폭염 경보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고기압이 정체돼 열돔 현상이 발생하면서, 릴게임
체감온도는 섭씨 40도를 넘겼습니다. 현지 기상전문 매체는 데워진 대기 상층에 습기가 축적됐고, 이후 국지성 상승기류를 만나 반복해서 폭우를 일으킨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기상청은 올해 3,600건 이상의 긴급 홍수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지난 10년간 평균 연 3,900여 건의 홍수 경보가 발령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오늘증시
'폭염 피하니 다시 폭우' 재난 반복되는 미국
앞서 7월 초 텍사스에서 130여 명이 홍수로 목숨을 잃은 데 이어, 뉴멕시코에서도 7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노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 일리노이주 시카고 역시 홍수로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피해 지역에선 100년 빈도, 1000년 빈도의 강수량이 내렸습니다. 켄 쿤켈 노스캐롤라이나 비상장주식시세
주립대 소속 기후학자는 특히 미국 동부 전역에서 기후 재난이 발생할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합니다. 그는 "다른 지역이 지난 20, 30년간 비슷한 재난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해서 취약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단지 다른 곳보다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MBC는 미국 기후 연구재단 '퍼스트스트리트'를 찾아 기후 변화가 이번주추천주
미국인들의 일상에 끼치는 영향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2016년, 기후학자와 금융전문가 등이 모여 설립한 비영리재단인 '퍼스트스트리트'는 자체 기후 위험 예측 모델을 바탕으로 기후 위기의 사회 경제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해왔습니다. 홍수뿐 아니라 산불, 폭염, 강풍, 대기질 등의 기후 위기 요소를 평가하는데, 지난해엔 영리 법인을 설립해 주택이나 상업용 부동산의 위험요소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주요 부동산 사이트들은 앞다퉈 이들의 평가 정보를 활용해, 매물로 나온 주택이 얼마나 기후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를 1~10등급의 점수로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걷기 좋은지, 인근 학교는 평가 점수는 어떤지 알려주면서, 홍수와 산불 등의 위험 정도를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별도로 예상 피해비용을 데이터로 뽑아볼 수도 있습니다.
기후 위기, 보험료 상승·집값 하락 부른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재단 본부에서 기후평가팀을 이끌고 있는 제레미 포터 박사를 만났습니다. 제레미 박사는 "사람들이 거주지를 결정할 때 기후를 고려하는 모습이 이제 막 시작됐고, 여기에 우리의 데이터가 일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는 일정 권역 내부에서 이동하는 것이 더 일반적인지만 앞으로는 권역 외부 이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예를 들어 뉴욕시에선 침수가 잦은 브루클린 주민은 롱아일랜드나 뉴저지로 옮기려 합니다. 직장과 가족, 친구 등 사회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향후 2,30년 내에 기후로 인한 불편과 위험이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드는 이점보다 더 커지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들은 정보 격차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보험사와 기업들, 정부 등 큰 조직들은 이미 다양한 정보와 대응 수단을 가지고 기후 위기의 영향을 판단하고 있는데, 정작 대다수 개인들은 '깜깜이' 상태로 거주지와 일터를 고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수십 년간 기후 변화가 지속적인 피해를 입혀왔지만, 대응은 없다가, 이제서야 금융 시장과 보험 시장, 주택 선택 등에서 이를 반영하기 시작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개인들이 기후 위기에 어두운 사이, 이미 미국에서 기후 위기는 각 가정의 가계부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왔습니다. 보험사들은 기후 위험이 높은 지역의 보험료를 올리고 있습니다. 매월 납부하는 모기지 지출 내 보험료 비중이 2013년 7, 8% 수준에서 20% 이상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올해 기후 위기 때문에 갚지 못하고 손실 처리되는 주택담보대출금은 약 12억 달러, 우리 돈 1조 6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올해만 1만9천 채의 압류 주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후 위기는 집값도 떨어뜨립니다. 비용 증가로, 주택 구매자들의 선호도도 달라졌기 때문인데 '퍼스트스트리트'는 2055년까지 30년 동안 최대 약 1조4700억 달러, 약 2천1백조 원의 부동산 가치가 증발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나온 바 있습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2023년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침수 지역 100미터 이내 연립주택 가격이 2.8% 하락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잦아지는 극한 기후‥기후 대이동 시작
"기후 위기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즉각적으로 정치적 성향에 따라 동의하거나 반대했어요"
창립 멤버이기도 한 제레미 박사는 브루클린의 작은 사무실에서 처음 모델 개발에 착수하던 시기를 떠올렸습니다. 상당한 수의 미국인들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 자체를 부정합니다. 조사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5% 정도의 비중으로 "기후 변화가 실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기후 위험의 '증상', 즉 도로 위에 물이 더 자주 고인다거나, 산불이 더 자주 일어난다거나, 열대성 폭풍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난다거나 하는 현상에 집중해서 예측 모델 개발에 나섰습니다. '지구가 뜨거워진다'는 말보다, '홍수가 서민의 지갑에 얼마나 피해를 주는지'를 말하는 게, 기후 문제를 인식시키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개별 주택 단위로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초정밀 지형도가 필수적이었습니다. 3미터 해상도의 데이터를 써서, 단일 주택 단위에서 어느 쪽 모서리에서 침수시 수위가 더 높게 나타나는지까지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과거 데이터를 기준으로 30년 빈도, 100년 빈도를 따지는 정부 홍수 위험 지도와 달리, 기후 변화를 반영한 '기후 보정' 데이터로 예측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이번 텍사스 홍수에서 강점이 드러났습니다. 미국 재난관리청의 지도에서는 주요 피해 지역 상당수가 '저위험 지역'이었던 반면, '퍼스트스트리트' 모델에선 누락된 주택의 2배가량이 홍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도 기록적 폭우 잦아져‥예외 아냐"
'퍼스트스트리트'는 최근 미국을 대상으로 한 기존 예측 모형을 전 세계로 확대하는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를 통해 추산해본 결과, 앞으로 전 세계 3억 1천600만 명이 기후 문제로 삶의 터전을 옮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위험은 보편적이지만, 피해를 제각각입니다. 그나마 대응 역량이 높고 보호 인프라가 갖춰진 미국은 나은 편입니다. 그렇지 못한 저개발 국가는 "기후 위험으로부터 지역사회를 보호할 경제적 자원이 부족해 이미 대규모 기후 이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기후 위기로 인한 비용 증가, 기후 이주 현상… 최근 수해를 겪은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고 봤습니다. 경남 산청에선 산사태 위험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도 산사태 피해가 발생했고, 기존 위험구역 지정이 기후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퍼스트스트리트의 모델 개발에 참여한 한국인 김정호 박사는 "한국도 점차 기록적인 폭우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기후 변화의 영향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나세웅 기자(salt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5/world/article/6742002_367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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