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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인간의 성상교세포 [뉴욕 줄기세포 재단 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줄기세포, 한 번씩은 들어봤을 겁니다. 다양한 인체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일종의 원시 세포를 말하는데요.
뼈 안쪽 공간을 채우고 있는 물질인 골수나 지방 조직 등에서 추출한 ‘성체 줄기세포’, 불임 치료 후 남은 수정란에서 얻은 ‘수정란 배아줄기세포’, 다 자란 세포와 난자를 융합해 만든 복제 배아에서 얻은 ‘복제 배아줄기세포’ 등 그 종류도 다양합니한국가스공사 주식
다.
2000년대 초, ‘미래 의학의 꽃’, ‘꿈의 치료’로 여겨지는 이 줄기세포 치료제를 두고 세계 각국이 치열한 연구 경쟁을 벌였습니다.
출발은 한국이 빨랐습니다. 2005년 황우석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 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식거래시간
줄기세포 치료 분야에서 한국은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늪에 빠졌습니다.
이렇게 한국이 주저앉은 사이, 일본 정부가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규제 완화를 이어갔습니다.
그 결과, 일본은 줄기세포로 2012년 세계 노벨생리의학상까지 받았고, 2033년 62조 원 규모로 성장할 줄기세포 치료 분야 세계 1황금성배당
위에 올라섰습니다.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은 줄기세포 연구개발(R&D) 규제가 엄격하고 지원 제도가 부족해 연구자와 기업들도 주춤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이 최근 관련법을 손질해 역전을 노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한국이 경쟁력을 키우려면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고 평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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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문형민의 알아BIO]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줄기세포 치료제 R&D 상황을 비교하고, 한국이 이 분야에서 발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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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걸까…한국과 일본, 대응 방식 달랐다
2005년 한국의 ‘황우석 사태’와 2014년 일본의 ‘오보카타 하루코 사태’.
모두 세계를 놀라게 한 혁신적 줄기세포 연구 성과로 기대를 모았다가 조작과 윤리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두 사건 모두 국가의 연구 신뢰도에 큰 타격을 주고 국제 학계의 비판을 불러왔지만, 이후 양국의 대응은 엇갈렸습니다.
우리나라가 윤리 검증과 규제 정비에 집중한 반면, 일본은 사건 직후 연구·임상·상용화를 하나로 묶는 방식으로 역량을 강화해 나갔습니다.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 등 관련 기구나 연구재단을 세우고 연구 역량을 집중한 겁니다.
특히 일본은 성인의 피부 세포처럼 이미 역할이 정해진 세포를 유전자 조작으로 어린 세포로 되돌린 유도만능줄기(iPS)세포에 주목했는데요.
iPS세포는 심장·간·뇌 등 인체 거의 모든 세포로 자라날 수 있고, 면역 거부 반응이 낮으며 성장한 세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가 iPS세포를 발견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이후, 일본은 2019년 ‘iPS연구재단'을 세우고 임상용 세포주 생산, 허가 서류 작성, 세포 분양, 보험 등재 컨설팅까지 ‘원스톱 창구’를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환자 맞춤형 iPS 세포를 자동화 설비로 배양해 17일 만에 공급하는 체계가 자리 잡았고, 임상 1건당 평균 비용은 한국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를 포함해 일본 정부가 줄기세포 치료 분야에 투입한 예산은 최근 10년 간 1조 엔(약 9조 원)에 달합니다.
이렇게 투자와 R&D에 힘을 쏟은 결과, 일본은 올해 초 iPS 세포 연구와 관련한 임상 연구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에 잇따라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지난 3월 일본 게이오대 연구진이 척수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가 iPS 세포 이식 후 스스로 일어서게 됐다는 논문을 발표했고요.
곧이어 한 달 뒤 교토대 연구진이 iPS 세포로 배양한 신경세포로 파킨슨병을 치료한 임상 연구를 발표해 학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연구개발(R&D) 사업(PG) [연합뉴스 제공]
◇ ‘황우석 사태’ 이후 잃어버린 20년…법 개정에도 반응 미지근
우리나라는 황우석 사태 이후 2000년대 줄기세포 R&D 암흑기를 보냈죠. 당시 정부는 지원을 줄였고, 사회 분위기는 규제 강화 쪽에 힘이 실렸습니다.
그러다 2020년대 들어 줄기세포 치료 연구의 중요성을 깨닫고 법 제정과 정부 차원의 투자가 활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20년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는 ‘재생의료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명 첨단재생바이오법을 제정한 게 대표적입니다.
이 법은 환자가 임상시험에 참여해 개발 중인 줄기세포·유전자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푼 게 핵심인데요.
하지만 업계에선 첨단재생바이오법이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안전성·유효성이 확인된 치료제에 한해 연구 목적으로만 쓸 수 있고, 치료 목적으로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상업화가 어려우니 과학자들의 창업 도전은 물론, 시장과 기업들의 R&D 투자·지원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와 국회가 첨단재생바이오법을 손질해 올해 2월 통과시켰습니다.
개정법의 핵심은 연구 목적으로만 쓸 수 있도록 해둔 줄기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일부 환자에 한해 치료용으로도 쓸 수 있게 풀어 상용화한 겁니다.
임상 연구는 모든 질환을 대상으로 하고, 치료는 희귀·중증·난치질환 환자에 한해서 허용했습니다.
다만, 2월부터 개정 법안이 시행됐지만 현재까지 임상연구 계획 신청 건수는 0건, 치료 승인 건수도 0건으로 큰 변화는 없는 상황입니다.
미래셀바이오 줄기세포 치료제 설명하는 박세필 교수 [연합뉴스 제공]
◇ 다시 달리는 한국…“줄기세포 R&D 안전성 밀고 나가야”
이달 초, 제주대 벤처기업 미래셀바이오가 난치성 질환 ‘간질성 방광염’의 줄기세포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로 초기 임상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배아줄기세포로 개발한 치료제를 간질성 방광염 환자 22명에게 투여해 효능을 확인했다는 겁니다.
이밖에 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입셀’과, 배아줄기세포 기반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나선 ‘에스바이오메딕스’, 탯줄 유래 줄기세포 기반 조기 난소 부전 치료제 개발에 나선 ‘차바이오텍’ 등 꿈을 향해 달리는 기업들이 적지 않습니다.
또 이미 10여년 전, 파미셀, 메디포스트, 안트로젠, 코아스템켐온이 각각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4개가 임상을 마치고 국내 허가를 받기도 했고요.
전문가들은 줄기세포 치료제 분야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속도가 느린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시장이 성숙기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는 충분하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황우석 사태’ 이후 줄기세포 생산과 안전 관리에 있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인정할 만큼 투명하게 정비된 만큼, 우리나라만의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인데요.
일본의 경우 첨단재생의료의 문턱을 대폭 낮춘 데 따른 부작용으로 환자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시설과 관리 여건을 갖추지 않고 시술하는 곳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결과입니다.
반면 한국은 대형 병원 중심으로 줄기세포 연구와 임상시험이 진행되다 보니 시설이나 서비스가 표준화돼, 안정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R&D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자료]
◇ 일본 따라잡을 수 있을까…“지원금 확대·‘세포 주권’ 확보해야”
다만, 적은 R&D 지원금과 치료제 사용에 관한 규제는 시장 성장을 위해 풀어야 하는 숙제입니다.
예컨대 정부의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지원 기간은 2년 이내에 지원금은 연간 10억 원 이내이고, 별도의 임상시험 지원액도 연간 7억 원으로 제한돼 있는데요.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의 경우 최종 통과까지 100억 원 넘게 드는 경우가 많아 정부 지원만으로는 역부족인 게 현실입니다.
또 현행 첨단재생바이오법에 따라 치료 대상이 중증·희소질환 환자에 한정돼 있는 만큼, 노인성 질환 등으로 대상을 더 넓힐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한국이 줄기세포 치료제 기술과 자원을 독립적으로 확보하는 능력, 이른바 ‘세포 주권’이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배양액·코팅 단백질 같은 고부가 시약과 자동배양 장비를 국산화하는 소부장 로드맵 구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한국의 기술 수준이 세계 상위 10% 안에 들어갈 정도로 대단하지만, 생산·규제 생태계를 국산 플랫폼으로 바꾸지 않으면 논문만 남고 치료제는 사라지는 해프닝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한국이 글로벌 표준 세포주를 확립하면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무상으로 배포하고 상업화에 따른 로열티를 받을 수도 있고요.
이를 다시 세포 치료제 R&D에 재투자하면 한국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선순환 생태계 역시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 줄기세포 치료제의 허가·생산·윤리를 단일 창구로 묶는 규제 컨트롤타워, 임상3상 이후 폭증하는 비용을 감당할 정부-민간 매칭 펀드 마련도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됐습니다.
#줄기세포치료제 #황우석 #일본 #첨단재생바이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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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민(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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