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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한 제25전투비행대 소속 A-10C 공격기가 오산공군기지에서 5월 11일 고별 비행을 했다. A-10C는 유사시 북한 기갑부대 저지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던 기종이다. 특이한 외형과 30㎜ 기관포의 묵직한 발사음 때문에 정식 명칭인 선더볼트 II보다 워트호그(warthog·혹멧돼지)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했다. A-10C는 이날 비행을 끝으로 주한미군 임무를 마치고 7월 초 미국으로 완전히 철수했다.
A-10C가 대체 전력 장기펀드추천
없이 퇴역하면서 주한미군 공군의 전투기 전력은 기존 90대 수준에서 62대로 3분의 1 가까이 줄었다. 미국으로 철수한 제25전투비행대는 2025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 30일 이전에 비활성화될 예정이었다. 미국이 이토록 중요한 전력을 퇴역시키려는 이유는 예산 절감 때문이었다. A-10C가 더는 현대전에 적합하지 않고 유지비만 많이 드는 퇴물이라는 판단도 비에스이 주식
작용했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 남은 A-10C 162대도 내년 9월 30일까지 모두 퇴역시키겠다는 계획을 담아 의회에 제출했다. 그런데 이 같은 내용의 예산안을 의회가 뒤집으면서 A-10C는 기적적으로 생명을 연장하게 됐다.
美 육군·공군 갈등 산물 A-10A-10은 베트남전쟁 당시 미 단기주식투자
육군과 공군의 신경전 속에서 탄생한 독특한 항공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지상군은 압도적인 공중 화력 지원을 받아 적의 기선을 제압한 다음 작전을 펴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항공기의 공중 화력 투발은 포병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력과 정밀도를 지닌다. 항공 화력 지원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제2차 세계대전 때만 해도 항공기 운용 주체는 육군 예하 육군항모바일릴게임종류
공대였다. 하지만 1947년 육군항공대가 공군으로 독립하면서 항공 화력 지원을 둘러싼 대립이 시작됐다.
미 육군과 공군의 대립은 베트남전쟁 때 가장 치열했다. 육군은 "공군을 믿을 수 없다"며 자체적인 항공 화력 지원 수단을 가지려 했다. 그 일환으로 터보프롭 방식의 고정익 항공기 도입을 논의했다. 하지만 공군은 "육군양귀비 릴게임
에 고정익 항공기를 줄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양측의 신경전 끝에 항공 화력 지원은 무장헬기를 개조한 공격헬기와 공군이 새로 도입할 고정익 공격기가 각각 분담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1975년 A-10이 항공 화력 지원용 공격기로 도입되기 시작한 배경이다.?
등장 직후부터 A-10은 환영받지 못하는 무기였다. A-10이 나온 1970년대에는 이미 레이더·사격통제컴퓨터를 갖춘 4세대 전투기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당시 공군에는 14t에 달하는 각종 무장을 갖추고 초음속-초저공 침투 비행이 가능한 고성능 F-111 전폭기가 대량 배치되고 있었다. 반면 A-10은 레이더가 없고 느린 데다, 정밀유도무기 운용 능력도 없었다. 그럼에도 이 기종은 오로지 육군이 요청할 때 근거리에서 무유도 폭탄을 투하하는 임무 하나를 위해 700대 넘게 생산됐다. 1980년대 미 공군은 A-10을 미 육군항공대에 넘기거나 한국군에 매각하는 방안까지 고민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무장대원들. 후티 반군은 지난해부터 이스라엘과 홍해를 지나는 화물선에 무차별 드론 공격을 가하고 있다. 뉴시스?
중동 전장에서 빛 발한 '약점'?찬밥 신세로 퇴역 압박을 받던 A-10이 극적으로 살아난 계기는 걸프전쟁이었다. A-10은 드넓은 사막에서 장시간 체공하며 이라크군 전차와 장갑차, 스커드미사일 발사기를 사냥했다. 기존 A-10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특징이 걸프전에선 강점으로 바뀌었다. 일반 전투기는 고속 비행을 위해 후퇴익·델타익을 채택한다. 이와 달리 A-10은 경비행기에서나 사용하는 직선익을 채택했다. 달리 말하면 저속 비행 안정성이 대단히 우수하다는 뜻이다. 또한 고(高)바이패스 엔진(high bypass engine: 엔진으로 유입된 공기 중 터빈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냥 통과하는 공기 비율이 높은 엔진) 덕에 무장을 가득 장착한 상황에서도 보조연료탱크 없이 2시간 가까이 체공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을 지닌 A-10은 공중에 떠 있다가 표적 정보를 수신하면 곧장 날아가 공대지미사일을 퍼부었다.?
A-10은 걸프전이 끝난 후 다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미 공군은 구닥다리인 A-10을 퇴역시키고 F-16으로 대체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당시 소련이 붕괴되자 미국은 국방비를 대폭 삭감한 상황이었다. 예산 압박으로 A-10을 모두 F-16으로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A-10을 마음대로 퇴역시킬 수도 없었다. A-10 상당수는 주방위공군과 예비군에 배치돼 있었다. 이들 기체를 대체 기종 없이 퇴역시킬 경우 조종사를 비롯한 부대원들이 실업자가 될 게 뻔했다.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강하게 반대하자 공군은 A-10 퇴역 카드를 접었다.?
겨우 수명을 연장한 A-10은 성능 개량을 거쳐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아무리 낡았다고 해도 A-10의 저속-저고도 비행 성능은 매우 뛰어났다. 장시간 체공하면서 지상군에 막강한 화력을 제공하는 A-10은 현대전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무기체계로 인정받았다. 특히 이라크에선 일부 기체가 대공포나 지대공미사일에 맞아 만신창이가 됐음에도 기지로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A-10은 군 안팎에 두터운 팬도 갖게 됐다.?
기사회생한 노병(老兵) A-10은 미 국방부와 공군 주류 세력에는 최우선 도태 대상이었다. F-35 같은 첨단 전투기로 공군력을 정예화해야 하는 시대에 아날로그 기체인 데다, 범용성도 낮은 구형 기종의 자리는 더는 없다는 논리였다. 보병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이 발달하면서 A-10의 생존성에 대한 의구심은 갈수록 커졌다. 이 때문에 2014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모든 A-10을 퇴역시키는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당시 A-10 퇴역은 마크 웰시 공군참모총장이 주도했다. 그때 웰시 총장에게 A-10을 운용하는 공군전투사령부 부사령관이던 제임스 포스트 소장이 "A-10을 퇴역시키려는 자는 반역자"라고 항명했다가 보직 해임되는 소동도 있었다. 의회의 A-10 퇴역 반대론자들이 개입한 끝에 미 공군은 올해 7월 기준 A-10 162대를 유지하고 있다.?
APKWS II 로켓 발사 이미지. 우크라이나군이 이 로켓으로 러시아의 장거리 자폭 드론을 격추하는 데 성공하면서 드론 요격 무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BAE 시스템스 홈페이지 캡처?
A-10 퇴역 시도에 항명까지하지만 미 공군으로서도 현대전에 부적합한 항공기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과거 A-10이 수행하던 항공 화력 지원은 이제 드론 몫이 됐다. 특히 중국이 핵심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미국의 주요 전장은 서태평양으로 바뀌었다. A-10은 의회의 두둔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는 불필요 전력이 된 것이다. 결국 지난해 말 미 공군은 남은 A-10을 모두 2026년까지 퇴역시킨다는 방침을 정하고 기존 A-10 부대의 해체 및 기종 교체 계획을 수립했다. 그런데 A-10의 질긴 생명은 끝끝내 끊어지지 않았다. 최근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A-10을 다시 부활시킨 것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자 예멘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홍해 일대의 민간 선박을 상대로 무차별적 드론 공격에 나섰다. 미국은 이에 대응하고자 중동에 전투기와 함대를 전진 배치했다. F-15E, F-16C를 비롯한 전투기와 이지스함이 후티 반군의 드론을 상당수 격추하는 전과를 올렸다. 하지만 이 작전을 두고 미국에선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1만~3만 달러(약 1380만∼4140만 원)짜리 후티 반군의 드론을 잡는 데 1발 가격에 100만 달러(약 14억 원)가 넘는 '암람'이나 45만 달러(약 6억2000만 원) 몸값의 '사이드와인더', 심지어 400만 달러(약 55억2200만 원) 이상 하는 SM-6 미사일이 쓰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효율적인 요격전이 계속되면 미군의 대공미사일 재고는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미국은 4월 새로운 임무에 A-10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A-10에 유도 로켓을 달아 드론을 잡자는 것이다.?
3월 말 중동 모처에 배치된 미 공군 제190전투비행대 A-10C는 라이트닝 타기팅 포드와 LAU-68 로켓 포드를 장착하고 '전투공중초계'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라이트닝 타기팅 포드는 전자광학·적외선으로 표적을 획득, 조준한 후 레이저로 정밀유도무기를 유도하는 장비다. LAU-68은 70㎜ 로켓탄 7발을 발사할 수 있는 로켓 발사용 포드다. 이 포드에는 '미니 헬파이어'로 불리는 APKWS II가 장전된다. 공대공 전투에는 부적합한 A-10C가 전투공중초계 임무를 맡게 된 것은 이 라이트닝 타기팅 포드와 유도 로켓 덕이다.
AKPWS II는 기존 70㎜ 무유도 로켓에 유도 키트를 장착해 개조한 것이다. 원래는 지상 공격용으로 설계된 무기다. 헬파이어 미사일과 비교하면 사거리와 정밀도가 비슷한 수준이며 위력만 다소 떨어진다. AKPWS II는 굳이 헬파이어 미사일을 사용하지 않고도 파괴할 수 있는 차량이나 경장갑차를 공격하고자 도입됐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군이 이 유도 로켓으로 러시아의 장거리 자폭 드론을 격추하는 데 성공하면서 드론 요격 무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미군이 사용하는 가장 저렴한 공대공미사일은 1발에 45만 달러가 넘는 AIM-9X 사이드와인더다. 반면 APKWS II는 미군이 대량 보유한?70㎜ 로켓을 개조한 것이라 저렴하다. 개조 키트 개당 2만 달러(약 2800만 원)도 안 한다. 여기에 로켓까지 합쳐도 2만5000달러(약 3450만 원) 이하 가격으로 드론 격추 무기를 조달할 수 있는 것이다. APKWS II의 또 다른 장점은 '물량'이다. 보통 전투기는 파일런(전투기에 무기 등을 장착하려고 설치하는 구조물)마다 공대공미사일 1발만 장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이드와인더로 무장할 경우 전투기 대당 8~10발을 다는 게 한계다. 하지만 APKWS II는 LAU-61 포드에 19발, LAU-68 포드에는 7발이 들어간다. 전투기 1대에 LAU-61 포드 4개를 달면 76발, LAU-68 4개를 달면 28발의 드론 요격 무기 탑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자폭 드론 요격 최고 가성비A-10은 시속 100~200㎞ 느린 속도로 비행하는 장거리 자폭 드론 요격에 최적의 수단이다. 우수한 저고도 비행 안정성과 장기 체공 능력, 지상 공격 무기 운용에 특화된 성능 덕분이다. 가령 F-16 전투기는 순항 속도가 시속 830~1028㎞에 달해 드론을 잡기에는 너무 빠르다. A-10C는 시속 550㎞가량의 순항 속도를 갖춰 드론 대응에 적합하다. 또한 주익에 최대 6개의 LAU-68을 달면 APKWS II 42발을 탑재할 수 있다. 대량으로 날아오는 장거리 자폭 드론을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이다. A-10의 비행시간당 유지비(2만2531달러·약 3110만 원)는 2025 회계연도 기준 F-16(2만7000달러·약 3800만 원)보다 낮다. '가성비' 면에서는 그야말로 최고 무기다.?
미 의회에서 통과된 국방수권법에 따라 2026 회계연도 A-10 퇴역 대수는 162대에서 59대로 줄어들게 됐다. 일단 수명 연장에 성공한 A-10이 드론 요격 임무에서 활약할 경우 다시금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이 미국과 협상만 잘한다면 북한 장거리 자폭 드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A-10의 주한미군 재배치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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