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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보수 세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계엄령 발동과 탄핵 자초로 휘청거리고 있다. 진보와 보수라는 기존 우리 정치의 오랜 축이 무너지면서, 향후 정치의 패러다임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형성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과연 위기의 보수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다시 살아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우리 정치의 미래를 좌우할 요소는 무엇인지, 국내 대통령학 분야의 권위자로 불리며 김대중(DJ) 정부 청와대 국정홍보비서실 국장 등을 역임한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을 여의도에 위치한 사무실에서ELW추천
만났다.
최진 원장은 지금 대한민국은 진보의 보수 대결을 넘어 강성 보수와 강성 진보란 말이 정확하다고 진단했다. 또 시대 정신은 탈이념과 친민생 이라며 좌파와 우파를 막론하고 이념과 정파성을 초월한 '민생'이 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과의 일문일답.
Q. 대선 이후주식100억만들기
에 일련의 상황들을 어떻게 봤나. 보수는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됐나.
"국민의힘은 지난 두 차례의 대선을 세 가지 측면에서 면밀히 되돌아봐야 한다. 첫 번째로 윤석열 정부는 2022년 3월 출범 이후 3년 동안 한사코 극우의 방향으로 달려갔다. 두 번째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심의 당 운영이 이뤄졌고, 세 번째는 민생이나 정책적오리지널바다이야기
으로 뚜렷한 업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러한 윤석열 정부 때의 세 가지 뼈아픈 과오와 실책들이 개선되기는커녕 국민의힘에 그대로 남아있다. 올해 6·3 대선에서 윤 정부와 국민의힘이 참패했는데도 말이다. 개선되기는 고사하고 지금껏 국민의힘에 더 악화된 상태로 남아있다.
이번 대선은 다른 대선과 크게 다르다. 12·3 불법 계대한전선목표가
엄이라는 엄청난 사건 때문에 민심의 철퇴를 맞았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하나도 변화하지 않았다. 국민들로부터 가혹한 심판을 받고 참패한 국민의힘은 적당한 변화가 아니라 상전벽해(桑田碧海), 진천동지(震天動地)할 대변화를 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최근 당권 경쟁과 윤핵관들의 움직임, 혁신위원장의 한계 등을 보면, 국민의힘은 변FXEURO
화가 아니라 퇴보하는 느낌이다. 오히려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는 듯한 첩첩산중 상황이다."
Q. 우리 사회의 보수 대 진보 구도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는가.
"지금 대한민국은 보수와 진보의 보혁 대결을 넘어서 강성 보수와 강성 진보의 격돌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러한 양극단주의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도 트럼프 대 반트럼프의 대결 구도로 갈라져 강성우파 대 강성 좌파 구도이고, 유럽이나 남미도 비슷하다.
한국은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의 출범 이후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이념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되다가 급기야 12·3 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강성 우파와 강성 좌파의 죽기살기식 혈투로 치달았다. 이 과정에서 아이러니한 것은 양극단 세력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중도층의 영향력이 확대·강화됐다는 사실이다. 평소 정치와 거리를 두는 중도층은 양 진영이 치열하게 싸우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큰일나겠다'는 경각심을 갖고 정치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중도층은 중요한 고비나 선거 때마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돌이켜 보면, 2022년 대선 때 윤석열 전 대통령은 중도층의 지지를 더 많이 받아 당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에는 계속 극우적 방향으로 갔기 때문에 중도 표심을 잃어갔다. 결국 올해 6월 대선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중도층으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아 승리했다고 본다. 앞으로 양극단 정치가 심화할수록 중도층의 파워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일종의 정반합의 원리가 작동해서 장기적으로 한국 정치가 진일보하기를 기대한다."
Q. 보수는 완전히 망한 것 아니냐는 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헌정 이래 이보다 더 큰 보수의 위기는 없었다. 보수는 원래 강성 보수와 연성 보수, 정통 보수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인데, 작금의 보수는 강성 보수만을 의미한다. 오직 아스팔트 우파만 보이고 그들의 목소리만 들리는 상황이다. 합리적인 연성 보수나 정통 보수는 존재감 자체가 없다.
계엄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국민의힘 내 친윤 세력이나 전광훈·전한길 등 극소수의 강성 우파들이 마치 대한민국 보수 전체를 대변하는 듯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들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로부터 '당신들은 틀렸다. 잘못 가고 있다'는 심판을 받았고 지금은 10%대의 밑바닥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들이 국민의힘을 향해 '보수는 망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강력한 경고 사인을 계속 보내는데도 왜 외면하는가. 대선에서 큰 표 차로 지고 진보 진영이 완승을 거둬 새정부가 출범했는데, 모스 탄 같은 미국의 극우 동포를 데려와 부정선거론을 재기한다는 게 얼마나 시대착오적인가. 대한민국 민심의 현주소를 전혀 못 읽는 정치적 장님이라고 볼 수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앞으로 보수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
"최대 위기는 최대 기회이기도 하다. 이제라도 국민의힘과 강성 보수 진영이 잘못 가고 있다는 걸 깨닫고 육참골단(肉斬骨斷)의 심정으로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환골탈태한다면 회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윤석열 전 대통령 측과 완전한 절연과 국민에 대한 석고대죄가 필수적이다. 윤핵관을 비롯한 이른바 내란 옹호세력들이 국민 앞에 땅에 고개를 숙이고 100배 사죄해야 된다. 그런 다음에 당내 대통합을 통해 민생 경제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 세 가지가 빠른 속도로 강도 높게 이뤄진다면 국민적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극단적 방법은 국민의힘이 완전히 폭삭 망하는 길이다. 당이 변화를 거부한 채 완전히 바닥 끝까지 와해 된 후에야 맨땅에서 새 출발 하는 방법이다. 최근 홍준표 신당 이야기나 당 해체론이 나오는 이면에도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의 궤멸 위기가 내포되어 있다. 사석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보수진영 사람들이 적지 않다."
Q. 그렇다면 보수가 살아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현대 보수주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영국의 정치 철학자 에드먼드 버크는 과거를 이용해 미래를 개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보수의 가치나 철학은 존중하되 새로운 시대 흐름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국민의힘과 대한민국 강성 보수는 과거의 보수적인 가치도 제대로 못 지킬 뿐만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도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과거 정통 보수의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 그것은 품격과 능력이다.
보수다운 품격 있는 태도, 즉 사과할 건 사과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는 태도 말이다. 동시에 화려한 경력을 가진 엘리트 정치인들이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 국민의힘은 품격과 거리가 먼 무능력한 정치집단으로 비쳐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시대 정신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의 시대 정신은 탈이념·친민생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여당인 민주당은 이념 지향적인 정치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재집권을 못 한 것 아닌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그때보다 훨씬 더 나쁜 전철을 되밟고 있다, 낡은 우파의 이념에 얽매여 계속 이념의 늪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의 미래를 판가름할 결정적인 모멘텀은 8월 전당대회다. 그전에 혁신위원장이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친윤 세력으로부터 봉쇄당하고 말았다.이제 마지막 남은 희망은 정통 보수이면서 비상계엄에 반대했던 사람과 세력이 새롭게 당권을 잡아 당을 발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Q. 지금 시대가 보수에 요구하는 시대정신이나 패러다임은 뭔가.
"지금 시대정신은 탈이념이고 친민생이다. 민생경제만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있다. 여·야, 좌파·우파, 보수·진보든 간에 이념과 정파성을 다 초월해야 한다. 그야말로 민생이 최고다.
민생경제를 살려주는 정당이면 국민은 지지해 준다. 그 부분에 있어서 국민의힘은 더 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갖고 있고 더 유능한 정당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은 전혀 그런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경제적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미우나 고우나 현 정부와 집권 여당과 협력해 통치하고 도울 건 돕고 비판할 건 비판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내란의 깊은 늪으로부터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그 늪 속에서 허우적거리면 새로운 변화를 기대할 수가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과 절연과 대국민 사과. 옛날 조선시대 석고대죄처럼 머리 풀고 무릎 꿇고 땅에 머리를 대는 비감한 심정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이른바 친윤파들이 집단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고 새롭게 새로운 당 지도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게 관건인데 가능성은 안 보이는 상황이다. 친윤파가 당권을 잡으면 내란 이전으로 강성 보수 내란 옹호 정당으로 가버리는 거고 반대파가 정권을 잡게 되면 내부 혼란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혁신을 잘만 할 수 있다면 기사회생을 할 수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최근 입당한 전한길 씨의 극단적인 발언 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일부 후보는 투쟁 정치로 강성층을 공략 하고 있다. 앞으로의 정국은 어떻게 될 거라고 보나.
"정치 경험 없는 학원 강사 출신의 말 한마디에 당이 들썩거리고 송두리째 흔들린다. 이게 지금 국민의힘의 현주소다. 학원 강사 출신이 10만 당원 양병설을 주장하면서 당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당대표로 나갈 수 있다고 말하는 정당이 바로 국민의힘의 현주소다.
더 어이가 없는 건 이런 상황 속에서 전한길이 들어오면 더 좋지 않으냐고 이야기하는 친윤파 중진 의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당권주자들이 전한길과 같은 극우 인사와 함께 가야 된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국민의힘, 이런 당이 어떻게 개혁을 하겠으며 어떻게 민심을 얻을 수 있나.
시간이 갈수록 대한민국의 미래는 중도층의 손에 달려 있다. 어느 한 국가나 이념에 매몰되지 않고 우리 민생경제만을 가장 중시하는 합리적인 중도층에 따라서 대한민국 미래가 엇갈린다.
앞으로 당권도 그리고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도 그다음 총선도 특히 다음 대선도 중도층의 파워가 극대화될 텐데 지금 국민의힘의 행태를 보면 중도층하고는 거리가 먼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 어떻게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고 어떻게 민심을 얻을 수 있겠나. 또 앞으로 어떻게 미래가 있다고 할 수가 있나. 완전히 첩첩산중 오리무중이다. 부디 국민의힘이 환골탈태해 재건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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