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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에 대한 동경으로 가수의 꿈을 키운 스물아홉 살 싱어송라이터 마유무라 치아키(眉村ちあき)는 2020년 10월 부도칸 무대를 밟았습니다. 코로나로 입장 관객 수가 제한돼 만석(滿席)을 채우진 못했지만, 데뷔 5년 만에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이룬 쾌거였습니다. 마유무라는 당시를 회고하며 “코로나 때문에 계획을 완벽하게 이루진 못했지만 많은 관객이 기뻐해 줘서 고마웠다. 개인적으로 리벤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만난 일본 싱어송라이터 마유무라 치아키/박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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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중음악 메이저 반열에 오른 마유무라는 최근 한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한국 래퍼 미누(M1NU)와 콜라보한 곡 ‘있잖아’가 발매됐고, 이를 계기로 서울 홍대에서 버스킹 공연을 열었습니다. K팝 아이돌 그룹 펜타곤 소속 정우석과 함께 부른 신곡도 최근 발매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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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은 지난달 방한한 마유무라를 만났습니다. 토미오카 아이, 렌에 이어 세 번째 J팝 싱어송라이터 인터뷰입니다.
직접 만난 마유무라에게선 여러 라이브 영상에서도 느껴졌던 사차원적 매력이 뿜어났습니다. “일하는 게 좋다” “온종일 자지 않고 일할 수 있다”라며 J팝 신예의 천진난만함을 드러내더니, 기타를 잡고 노래를 할 땐 기대보다 진지한 얼주식최고수
굴로 돌변했습니다.
마유무라는 유년기 때부터 흥 많은 오키나와 출신 아버지 아래에서 노래와 춤을 즐기며 자랐습니다. 중학생이 되고 나선 동방신기, 보아 등 K팝 아이돌 문화에 심취했다고 합니다. 고교생 때 SM엔터테인먼트 일본 지부 오디션에 지원했지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꿈을 접지 않고 음악 전문학교에 입학했고, 2015년 보컬 트레이너모멘텀
제의로 3인조 아이돌 그룹 ‘스타 브라이트 렉스(Star-Bright★REX)’로 데뷔했습니다. 이듬해 그룹이 해체하고 나서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일본 3인조 아이돌 그룹 ‘스타 브라이트 렉스(Star-Bright★REX)' 공연 포스터/sutabura-m.amebaownd.com
마유무라는 자신의 전곡(全曲)을 작사·작곡합니다. 음악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데뷔 초기 자작곡엔 풋풋하면서도 수줍은 듯한 가사와 멜로디가 녹아 있습니다.
일본에서 마유무라는 가수보다 CM(광고) 모델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2019년 세계 1위 캔커피 브랜드 조지아 CM ‘대단하네(えらいね?！), 2021년 세계 최초 인스턴트 컵라면 닛신 컵누들 CM ‘컵누들 프로(カプヌのプロ)’ 등에 출연했습니다. CM에 담긴 노래는 모두 그의 자작곡입니다. 조지아 CM엔 당시 메이저 데뷔 3년차였던 일본 2인조 힙합 그룹 크리피넛츠와 함께했습니다. 이 그룹은 후에 ‘뮤직 어워즈 재팬 2025’에서 최우수악곡상을 받습니다.
힙합 가수 크리피넛츠와 캔커피 브랜드 조지아 CM송을 부르고 있는 마유무라 치아키(오른쪽)/유튜브
마유무라의 소속 레이블(음반 회사)은 토이즈팩토리(TOY’S FACTORY). 미스터칠드런, 범프오브치킨, 세카이노오와리 등 일본 유명 록 가수들이 거쳐간 회사입니다. 방송·CM 등에서 활동하던 마유무라를 레이블 관계자가 발굴해 2019년 영입됐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 3월까지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는 세계적 예술 페스티벌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 일본 대표로 2년 연속 출연했습니다.
마유무라와의 인터뷰 전문(全文)을 싣습니다.
지난 3월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예술 페스티벌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 출연한 마유무라 치아키/유튜브
Q.한국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를 부탁합니다.
“일본에서 싱어송라이터를 하고 있는 마유무라 치아키입니다. 직접 트랙(곡)도 만들고, 기타 연주도 하고, 라이브 공연도 하는 ‘멀티 음악가’입니다.”
Q.가수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다섯 살 때 유치원에서 다 같이 노래를 부르는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오셨는데 제 노래를 듣고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셨어요. 그때 굉장한 행복을 느껴 처음 가수의 꿈을 가졌습니다.”
Q.처음 노래의 소질을 알게 된 건 언제였나요?
“고등학교 3학년 무렵인 것 같아요. (가수의 꿈은 있었지만) 학생 시절 야구나 배구 등 운동 동아리 활동에 더 열중했거든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곤 간호사 학교에 들어갈지, 노래를 본격적으로 해볼지 고민했는데 대중음악 업계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도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만약 성공하지 못하면 보통의 사회인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이었어요.”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만난 일본 싱어송라이터 마유무라 치아키/박성원 기자
Q.첫 활동은 아이돌 그룹으로 시작했다고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보이스 트레이닝 학원에 다녔거든요. 그런데 선생님 중 한 명이 아이돌 프로듀서와 아는 사이라서 ‘해보지 않을래’란 제안을 받았어요. 원래 노래와 춤을 함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서 승낙했습니다. 아키하바라, 신주쿠, 시부야 등 도쿄를 중심으로 1년 좀 넘게 활동했습니다.”
Q.솔로 활동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요.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만든 곡을 부르고 싶다는 마음이 싹텄어요. 아이돌 활동 특유의 규율적인 부분과도 사실 맞지 않는 점이 있어서, 솔로 활동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Q.자신이 어떤 장르의 가수라고 생각하나요.
“어떤 장르로 분류되든 사실 상관은 없습니다. 세대적으로는 카라나 동방신기, 빅뱅 등 K팝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팝 가수’라고 생각해요.”
Q.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요?
“좀 더 세계적인 팝을 부르고 싶어요. 밴드 사운드에 춤을 접목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만난 일본 싱어송라이터 마유무라 치아키/박성원 기자
Q.기타 등 악기는 어렸을 때 배운 건가요?
“어릴 적엔 운동만 줄곧 했고요. 기타는 아이돌 활동 때 시작했습니다. 처음 기타를 사고 나서 어쩌다 보니 3일 만에 라이브 공연을 할 기회가 생겼는데요. 서툴렀을 연주를 생각하면, 당시 관객들도 ‘힘내라’라고 생각하며 들어줬던 것 같아요.”
Q.작사·작곡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요.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무엇이든 활용해 곡을 만들 수 있어요. (기자의 노트북 마우스를 가리키며) 마우스라든지, (인터뷰하고 있는) 사무실이라든지 눈에 띄는 것 모두가 아이디어가 돼요.”
Q.곡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요?
“가벼운 곡이라면 5시간쯤, 진지하게 감동적인 노래를 만들고자 하면 1~2주도 걸립니다. 가장 빨리 만들었던 곡은 4시간 만에 완성됐어요. 운 좋게도, 그렇게 만든 노래가 (닛신) 컵누들 CM 테마곡으로 뽑혔어요.”
Q.다른 가수와 다른 독특한 에너지의 비결은 뭔가요.
“평소에도 좀 힘이 넘치는 편입니다. 매일 자지 않고 일하고 싶어요! 그런 에너지가 작사·작곡, 라이브 무대에 담기는 것 같습니다. 공연을 마치면 라운드원(복합 오락 공간)에 가거나, 노래방에 가서 또 노래를 부르기도 해요.”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만난 일본 싱어송라이터 마유무라 치아키/박성원 기자
Q.토이즈 팩토리 입단을 제안받았을 때 어땠나요.
“언젠가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래를 부를 기회가 있었는데, 그걸 듣고 토이즈 팩토리 직원이라는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처음엔 믿지 못해서, ‘사기꾼이 아니라면 만납시다’라고 했어요. 만났더니 진짜더라고요. 그렇게 입단하게 됐고 메이저 시장에 데뷔하게 됐습니다.”
Q.2020년 부도칸 공연 때는요?
“공연을 준비하던 중 코로나가 터지면서 계획대로 완벽하게 해내진 못했어요. 관객석이 두 자리를 비우고 한 사람씩 앉을 수 있게 해서, 만원 관중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워서 리벤지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있어요. 코로나 때 공연을 제대로 하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담아 ‘손을 맞잡으니까(手を取り合うからね)’란 곡도 만들었어요. 팬들의 응원소리를 담은 곡인데, 코로나 이후 첫 콘서트에서 라이브로 불렀던 것이 감동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Q.지금까지 몇 번의 공연을 했나요.
“셀 수 없어요… (일본 전국) 47도도부현 중에 30곳쯤에서 공연한 것 같아요.”
/토이즈팩토리
Q.한국엔 이번에 처음 왔나요.
“두 번째예요. 올 1월에 서울 여행을 왔었습니다.”
Q.요즘 가장 좋아하는 K팝 가수는 누군가요.
“아이돌 그룹 틴탑의 멤버 니엘을 좋아합니다. 도쿄, 나고야 등에서 했던 라이브 공연을 들었는데 목소리가 너무 좋았어요. 나중에 꼭 협업해보고 싶어요.”
Q.또 협업하고 싶은 K팝 가수가 있다면요.
“아이유님과 함께 곡을 만들어보고 싶고요. 동방신기에 제가 만든 곡을 선물하고 싶은 꿈도 있습니다.”
Q.최종 목표는요?
“언제든, 일본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스타디움 투어를 할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것입니다.”
Q.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어렸을 때부터 한국 음악을 많이 들어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동경하는 장소에 처음 발을 내딛게 돼 기쁩니다.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관심 가져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길에서 마주치면 인사해주세요!”
일본 대중문화 신예를 소개하는 ‘방구석 토요 인터뷰’는 다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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