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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참전 용사로 중공군과 맞서 싸웠고, 정치 입문 뒤 친한파 의원으로 활동하며 평생을 한미 동맹을 위해 헌신했던 찰스 랭걸(95) 전 미국 연방 하원 의원이 26일 뉴욕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위인 하워드 호튼은 본지에 소식을 알리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존경과 애정으로 가득 찼던 고인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시도 한국을 잊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날은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였다. 랭걸은 이미 고인이 된 존 코니어스, 하워드 코블, 샘 존슨 전 의나노트로닉스 주식
원과 함께 미 의회 내 ‘6·25 참전 용사 4인방’ 중 마지막 생존 인물이었다.
1930년 흑인 빈민가인 뉴욕 할렘에서 태어난 랭걸은 청소와 공장 일을 하는 어머니 손에서 어렵게 자랐다. 열일곱 살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입대한 뒤 3년 후인 1950년 6·25가 터진 한국으로 파병됐다. 훗날 그는 6·25 참전을 “할렘 거리에서 떠돌던 바나나게임
내 인생을 바꿔 놓은 계기”라고 여러 차례 회고했다.
2023년 본지 인터뷰에서 “남한과 북한도 구분하지 못한 채 한국에 왔다”며 “사방에서 번개처럼 치는 포성 소리에 ‘정말 전쟁터에 떨어졌구나’라고 생각하며 얼떨떨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실제 그는 죽음 문턱까지 갔었다. 1950년 11월 30일 미 2보병사단 503연대 소속이었던 랭걸가상주식투자
은 평양 대동강 인근 군우리 전투에서 중공군에 완전히 포위됐다. 이때 중공군 총에 맞아 구덩이로 떨어졌지만, 전우들을 이끌고 산을 넘어 안전하게 탈출했다. 당시 그와 함께 있던 부대원 40여 명 전원이 생존했고, 무공을 인정받아 퍼플 하트와 동성 무공훈장을 받았다.
후방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1951년 7월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미 보훈부세력77기법
지원으로 로스쿨에 진학해 법조인이 된 뒤 연방 검사 등을 역임했다. 이어 1970년 뉴욕시를 지역구로 하는 연방 하원 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뒤 2016년 은퇴할 때까지 반세기 가까이 의정 활동(23선·미 하원 임기는 2년)을 했다. 그는 동료 의원들에게 자주 “중공군 포위를 뚫고 나온 1950년 11월 30일 추운 겨울밤 이후로 나에겐 나쁜 날이 쓰리피시스템 주식
없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참전 경험을 소중하게 여겼다.
랭걸은 친한파 미국 의원을 떠올릴 때 첫손에 꼽힐 정도로 한미 동맹 결속과 우호 강화를 위한 의정 활동에 힘을 쏟았다. 2003년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코커스 창설을 이끌고 초대 의장을 맡았다. ‘한국전(6·25 전쟁) 참전 용사 인정 법안’(2009년), ‘한국전 참전 군인의 해 지정 결의안’(2012년), ‘한국전 참전 용사 추모벽 건립 법안’(2016년) 등을 주도적으로 발의해 통과시켰다. 한반도 평화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이산가족 상봉 결의안’, ‘남북 평화통일 촉구 결의안’ 등도 발의했다. 이런 그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랭걸은 한미 정상 외교 때마다 동맹을 상징하는 인물로 소환됐다. 2007년 한국 정부는 랭걸에게 수교훈장 광화장을 수여했고, 2011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랭걸 등 참전 용사 의원들의 이름을 부르고 거수경례를 했다. 2013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도 미 의회를 찾았을 때 랭걸의 이름을 언급했고, 2023년 4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도 같은 장소에서 랭걸의 이름을 부르며 경의를 표했다.
이날 고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도 별도의 추모 메시지를 내고 고인을 애도했다. 랭걸은 의회 내 흑인 의원들의 모임인 블랙코커스의 창립 멤버였고, 2007~2010년에는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2016년 12월 랭걸의 46년 의정 생활을 마무리하는 은퇴 기념행사가 하원에서 열렸을 때는 그를 ‘찰리’라는 애칭으로 부르던 동료 의원 등 200명이 찾아와 축하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계 은퇴 뒤에도 한국에 대한 랭걸의 애정은 여전했다. 2021년 백선엽 한미동맹상을 받았을 때 “지금은 분단된 한반도가 내가 살아 있는 동안 통일을 이뤄내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박면수 랭걸 의원 전 후원회장은 본지 통화에서 “작년 12월 계엄 사태가 벌어진 뒤 바로 전화를 걸어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냐고 물어보며 걱정했고, 올해 초에도 한국에 방문하겠다는 뜻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두 달 전 들은 고인의 말이 한국에 남긴 마지막 인사 같다며 이를 그대로 전했다. “나는 한국의 현재 상황에 대해 걱정하지 않습니다. 한국은 북한의 침략을 이겨낸 저력 있는 나라니까요. 지금은 정치적 어려움을 겪을지 몰라도 반드시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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