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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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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6-09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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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는 바위 같았다. 철벽처럼 단단해서 냉기마저 감돌았다. “위기가 닥치면 더욱 담담해진다”고 했다. 미국 LPGA ‘전설’이 된 이유다.
지난달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ALC)에서 만난 박세리는 “내 인생이 27년 전 그날처럼 다시 물웅덩이에 빠져도 0.00001%의 가능성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IMF 때만큼이나 힘겹다는 국민에겐 “모두가 끝야마토2다운로드
이라고 할 때가 다시 시작할 때”라며 응원했다. ALC에서 나눈 대담과 추가로 진행한 문답을 종합했다.
◇ 선수 이름 건 최초의 공간
-얼마 전 용인에 ‘박세리’ 이름을 내건 복합 스포츠 문화 공간을 개관했다.
“용인시 도움으로 용인 종합운동장 메인 관람석을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지역 학교들과 협력해 생주식스마트폰
활체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엘리트를 발굴해 나갈 것이다. 은퇴한 프로 선수들의 재능 기부도 보게 될 것이다.”
-개관식에서 눈시울을 붉히던데.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 우리 사회와 후배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일궈낸 첫 열매라 만감이 교차했다. ‘이게 될까?’ 싶었는데 4~5년 여정 끝에 첫발을 내딛디니윌클럽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박찬호, 박태환, 선동열, 현정화 등 축하객이 많이 왔더라.
“스포츠 선수 이름을 걸고 지은 국내 최초 공간이라 다들 응원해 주셨다.”
-강만수 전 장관도 보이던데.
“장관님은 내가 가장 힘들 때 손을 내밀어준 분이다. 슬럼프 이후 3년 7개월 동안 스폰서 황금성2
없이 혼자 LPGA에서 뛰고 있을 때, 당시 산은금융그룹 회장이던 강 장관님이 후원을 결정해 주신 덕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박찬호 선수는 ‘세리와 나는 나무다. 우리는 열매였던 적이 없다’고 했다.
“선배의 책임을 강조한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둘 다 미국 메이저 무대에 처음 진출해서 나무가 될 수밖에 없었다. 나도화엔지니어링 주식
무가 뿌리를 깊게 내려야 튼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처럼 후배들은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높이 뛸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세리 박 위드 용인’을 비롯해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이 그 연장선에 있다.”



박세리가 5월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한계를 넘어선 스윙: 박세리와 함께하는 혁신의 여정'이란 주제로 대담을 나누는 모습. 그는 "모두가 끝이라고 말할 때가 다시 시작할 때"라고 했다. 2025.5.21 /박성원 기자


◇ 설령 실패한다 해도
-전시관에 1998년 US오픈에서 ‘맨발의 투혼’으로 우승할 때 입은 유니폼이 걸려 있더라.
“1997년 LPGA에 입성해 2016년 은퇴할 때까지 입었던 유니폼과 골프채, 골프공을 전시해 놨는데, US오픈 때 입은 유니폼이 가장 많이 사랑받는다(웃음).”
-그날 영상은 언제 봐도 감동적이다.
“27년 전인데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패기, 열정, 자신감이 넘치는 스무 살이었다. 마흔을 훌쩍 넘겼지만 그날의 에너지는 평생 갈 것 같다.”
-연못에 공이 빠지면 열에 아홉은 벌타를 받고 공을 들고 나온다던데.
“공이 물에 완전히 빠지지 않고 수풀에 살짝 걸쳐 있었다. 그렇다 해도 공을 살려낼 확률은 0.00001%로 희박했지만 내겐 그것이 한 가닥 희망으로 보였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
“워낙 겁이 없는 데다, 설령 실패한다 해도 그 또한 큰 자산이 될 거라고 믿었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양말을 벗는 순간 하얗게 드러난 맨발이 검게 그을린 종아리와 대비돼 모두가 놀랐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을 가느냐, 프로로 전향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섰을 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선택한 LPGA였다. 더 큰 무대에서 이겨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어떻게 노력하지 않을 수 있나. 나는 최고가 되고 싶었다.”
-공동묘지에서 훈련했다는 얘기도 있더라.
“그건 오보고(웃음), 요즘 말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혼자 시도했던 것 같다. 골프는 개인 운동이라 참 외로운데 나는 여러 경우, 여러 상황을 상상하면서 놀이처럼 훈련했다. 공을 많이 치기보다 짧은 시간 퀄리티 있게 훈련하려고 했다. 골프는 체력이 중요한 스포츠라는 것도 미국에 가서 깨달았다.”
-연장전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더라.
“이상하게도 나는 위기에 더 담담해진다. 현재 상황에만 집중하고, 미리 결과를 생각하거나 욕심내지 않는다.”
-져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그건 아니다. 이겨야지! 이겨야 하는데 침착해지기까지 한다는 뜻이다. 하하!”



1998년 US 여자 오픈 당시 '맨발의 투혼'으로 우승해 IMF의 절망에 빠진 국민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준 박세리. 그는 "내 인생이 다시 물웅덩이에 빠진다 해도 0.00001%의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DB


◇ 채찍보다 칭찬이 중요한 이유
-US오픈의 감동 때문인지 박세리에게 지독한 슬럼프 시기가 있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세계 랭킹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내게 슬럼프가 올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슬럼프에 대비하는 훈련도 했다. 그러나 내 의지와 상관없이 느닷없이 닥치더라. 심지어 나흘 전 우승했는데도, 며칠 새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똑같은 클럽으로 똑같은 스윙을 하는데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샷이 나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까지 입었다. 포기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이게 끝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다들 괜찮아질 거라고 했지만 그런 말조차 듣기 싫었다.”
-어떻게 이겨냈나?
“지인의 권유로 바다 낚시를 갔다. 그날 따라 바람 한 점 없고 파도도 잔잔했다. 멍하니 앉아 있는데 문득 내가 앞만 보고 달려온 말(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도 보고 옆도 보면서 스스로를 돌봐줘야 했는데, 농담으로라도 나 자신을 칭찬해 준 적이 없었다. 우승을 하고도 그날 실수한 샷만 생각하고 더 혹독하게 훈련했다. 칭찬보다 채찍이 많은 내 삶에 과부하가 걸렸고 마침내 방전된 거였다.”
-스스로를 칭찬해주기 시작한 건가?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나아졌어’라고 칭찬해 주고,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나아질 거야’라고 다독여줬다. 다시 일어나려면 나 스스로 희망을 가져야 하는 거였다.”
-재기에 성공했을 때 US오픈 때와는 또 다른 감동이었겠다.
“모든 게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힘들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우승컵을 안고 울었다. 고통스러웠지만 오로지 날 위해 내어준 시간이었고, 가장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우승한 순간 박세리 감독이 박인비 등 한국 출전 선수들과 포옹을 나누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16.8.20 /조선일보DB


◇ 후배들의 든든한 우산
-‘박세리 키즈’들이 성장해 현재 LPGA에서 46명이 뛰고 있다.
“한국엔 대체 어떤 훈련 프로그램이 있느냐는 질문을 수시로 받았다. 미국에서 처음 우승했을 땐 ‘한국이란 나라에 골프장은 있냐’는 질문을 받았는데(웃음). 나의 꿈과 도전이 누군가의 꿈이 되어 행복했다.”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리우 올림픽 우승을 이끌었다.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나는 감독보다는 선수들과 ‘소통’이 잘되는 매니저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다. 나이 차가 많은 나를 어려워할까봐 조심했다. 후배들의 든든한 우산이 되고 싶었다.”
-숙소에서 선수들 밥을 직접 해 먹였다고.
“골프가 장시간 자연과 싸워가며 진행하는 경기라 체력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온종일 대회를 하면 점심은 바나나 한 쪽, 빵 한 쪽으로 때우기 일쑤다. 그래서 아침, 저녁은 든든히 먹게 해주고 싶었다.”
-얼마 전 한국 선수들의 LPGA 성적이 부진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부진하다는 표현은 매우 잘못됐다. 한국 선수들 활약으로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선수들의 골프 실력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보는 게 맞다. 지난 27년 동안 LPGA에서 뛰는 선수 숫자도 늘고, 나이도 어려지고, 실력도 향상됐다. 문제는 우리 선수들 지원이 27년 전보다 나빠졌다는 데 있다.”
-무슨 뜻인가?
“선수들이 많아지니 오히려 기업과 골프장의 지원이 줄고 있다. 선수들 덕에 대한민국에서 골프는 굉장히 좋은 비즈니스가 됐는데, 오히려 선수들은 연습할 곳이 없고 지원도 충분히 받지 못한다.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MBC 예능 '전참시'에서 직원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있는 박세리. '음식은 그저 푸짐해야 한다'가 신조인 박세리는 시청자들에게 '큰손 언니' '왕언니'로 사랑받고 있다. /MBC '전참시' 캡처


◇ 반복은 천재를, 믿음은 기적을
-인생을 골프에 비유하자면 전체 18홀 중 어느 홀에 와 있을까?
“후반전에 막 들어섰으니 10홀에서 티업하는 순간?”
-앞으로 또 물 웅덩이에 빠진다면?
“양말 벗고 들어가야지(웃음). 골프는 죽은 공을 살려내는 스포츠라 반전의 연속이다. 역경 속에서 희망을 건져 올리는 일만큼 짜릿한 것도 없다.”
-2030세대도 골프를 즐긴다.
“골프는 잘 치려고 할수록 어려워진다. 그냥 즐겼으면 좋겠다.”
-세리TV에서 깜짝 캐디로 변신해 골프 레슨을 진행했던데.
“기본을 제대로 배웠는지, 중심을 잘 잡는지 봐드렸다. 아주 사소한 오차로 기본이 무너지고 샷이 완전히 달라진다.”
-요즘은 예능 프로에서 더 사랑받더라.
“연출하는 건 질색이라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데 재미있어하시더라. 회사(바즈인터내셔널) 일이 많아져 방송은 줄여나갈 생각이다.”
-음식도 잘하더라. 손도 엄청 크고.
“양을 잘 못 잰다. 근데 남아서 싸 가더라도 무조건 푸짐해야 한다. 음식은 여럿이 나눠 먹을 때가 제일 맛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아닌가?(웃음).”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변화를 만드는 여성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박세리가 1998년에 날린 ‘불가능의 샷’을 봐야 한다’고 했다. 자기 능력을 의심하고 포기하려는 청년들에게.
“일단 자신을 믿고 도전해야 한다. 해보지 않으면 내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도 없다. 반복은 천재를 낳고, 믿음은 기적을 낳는다. 기회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장갑 벗기 전에는 모른다’고 했다. IMF 때만큼 힘들다는 분들에게.
“이 또한 지나가니 조금만 더 버텨주시면 좋겠다. 저도 쉽게 쉽게 이룬 것 같지만, 매 순간 이를 악물었다. 위기일수록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저도 좋은 에너지 드리겠다.”
☞박세리
1977년 광주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자랐다. 유성초 시절 골프채를 잡았고, 1996년 프로로 데뷔했다. 1998년 LPGA 투어 맥도널드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US 여자 오픈에서 극적으로 우승하며 IMF 절망에 빠진 국민을 위로했다. 2007년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최연소로 LPGA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2016년 은퇴 후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리우 올림픽 우승을 이끌었다. 밴플리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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