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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해병대에 입대해 베트남전에 참전한 소설가 황석영(82)은 음식에 얽힌 추억을 담은 에세이 ＜황석영의 밥도둑＞(2016년 출간)에서 "1년 365일 콩나물국만 먹었으니 오죽하면 콩나물 늘어놓는 길이로 고참 순을 따졌겠는가…생선이 헤엄만 치고 지나간 콩나물국은 거의 소금국이었다"고 회고했다.
삽으로 쌀 씻는 취사병 (논산=연합뉴스) 논산훈련소에서 훈련병 급식을 준비하는 취사병이 삽으로 쌀을 씻고 있다. 1993.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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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짬밥은 비약적 경제성장과 더불어 발전을 거듭했다. 1985년, 당시만 해도 부자들이나 먹던 우유가 전군에 보급됐고 1997년엔 외환위기 와중에도 반찬이 하나 추가된 1식 4찬 급식제가 시행됐다.
2003년엔 보리 혼합밥이 흰 쌀밥으로 대체되면서 속칭 '똥국'으로 불리던 재래식 백경
의미의 짬밥이 완전히 사라졌다. 나라 살림이 어려워도 병사들만큼은 배불리 먹여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다.
황석영도 언급한 '짬밥이 계급'이라는 상식이 하루아침에 허물어지게 생겼다. 국방부가 병사의 자동진급제를 폐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병사는 그동안 특별한 사고 없이 복무 개월 수를 채우면 자동으로 진급했는데, 이제는 심사를 통과하인터넷백경
지 못하면 만년 일병으로 복무하다 전역하는 달에 병장 계급을 달게 됐다.
해병대, 대민 수해 복구 활동 (포항=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태풍 '힌남노'의 폭우로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된 주민 7명을 찾는 수색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파워스탁
트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2022.9.6 mtkht@yna.co.kr
국방부는 병사가 계급에 걸맞은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으나, '병장 월급 200만원 시대'를 맞아 봉급으로 군기를 강화하려는 의도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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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남성에게만 병역의 의무를 강제하는 것이 논란인 상황에서 병사 진급에서까지 차등을 두는 게 맞느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병사의 진급누락제는 병영 생활의 기본 질서를 깨트린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삽질부터 주특기 교육에 이르기까지 병사 관리와 교육의 임무가 실질적으로 선임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선임이 후임에게 군대 노하우를 전수하는 도제식 업무 환경 속에서 후임이 먼저 진급해 더 많은 월급을 받는다면 위화감과 무사안일주의를 부추길 게 불 보듯 뻔하다.
이젠 병사도 점수 못 따면 진급 못한다 (논산=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26일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로 입영하는 장병 가족들이 병무청 '현역 입영문화제(청춘 예찬 콘서트)'를 관람 후 입대하는 아들을 배웅하고 있다. 2025.5.26
무위로 끝난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보듯 군은 더는 '까라면 까는' 상명하복의 조직이 아니다. 군 역시 어떤 제도를 도입하든 이해 당사자들에 대한 설득과 여론 수렴을 통한 사회적 합의 절차를 먼저 밟아야 한다.
인터넷이 비난 댓글 일색인 것으로 봐도 득보다 실이 큰 제도임이 틀림없는데 누구 머리에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궁금하다. 무릇 군의 간부라면 병사의 처지를 헤아리는 게 우선 아닌가. 자식이 군대 가는 것도 서러운데 월급까지 깎일 판이니, 부모들의 마음이 더 답답해질 것 같다.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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