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기한을 정해놓고 무조건 (세종) 이전을 강제하기보다는 이전 여건 조성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고 이전 대상 공무원에게도 준비할 시간을 부여해야 합니다."
행정안전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를 열었다.
이번 공청회는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중앙행정기관 등 44곳,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의 세종 이전계획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금융위원회·개인정보보호위원회·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경찰청 등 현행 법령에 따라 이전할 수 있는 31개 기관, 5460명의 이전계획을 우선 고시할 방침이다.
이날 전문가 지정토론에서는 공무원 주거대책과 기관별 업무 특성을 고려한 이전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임준형 고려대 교수는 "기관 이전은 청사만 옮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함께 이전해야 하는 문제"라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주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1차 세종 이전 당시 시행했던 특별공급도 다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기존 세종 시민과의 형평성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기 수단으로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매 제한 기간을 확대하거나 퇴직 후 일정 기간 전매를 금지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철수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도 주택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이전 시기 조정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2027년에는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없어 신규 공무원 등의 이전 수요와 맞물려 전월세 매물이 급감하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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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가 끝나는 시.으로 이전 시기를 조금 늦추면 선수촌 임대주택 2367호 중 일부를 이전 공무원 주거에 활용할 수 있다"며 "단순히 이사비 지원과 통근버스 운행만으로는 주거대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업무 관행을 개선하고 현장 대응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허준영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든 행정기관을 세종으로 집중시킬 필요는 없다"며 "정책결정은 집적하고, 현장집행은 기능에 따라 분산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공동대표도 금융감독과 개인정보 침해 대응 등 긴급성이 높은 업무의 연속성 확보를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이전 대상 직원들의 준비기간 부족 문제가 제기됐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노조위원장은 "공무원은 정부의 부품이 아니고, 공무원도 인간"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실제 준비 기간은 길어야 반년 남짓인데 그 사이에 집을 구하고 아이 학교를 옮기고 맞벌이 배우자의 거취를 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이전 시기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정부는 이전 공무원들의 주거 수요와 가족 동반 여부 등을 조사해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세종시에 약 6만 2000호의 중장기 주택 공급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내년 약 2300호의 임대주택과 2028년 이후 매년 4000호 이상의 주택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공급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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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는 이주지원비 현실화와 한시적 통근버스 운영 등 각 기관의 건의사항을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에서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천시민 250여명 반대 집회…사전 협의 부재 놓고 공방
정부과천청사 입주 기관들의 세종 이전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지금 밖에서는 과천시민 약 250명이 법무부 등 6개 기관 이전에 반발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시장은 공식 상생협의체 구성과 종전 소재지 지원대책 마련, 기존 과천청사 활용계획 공개를 요구했다. 그는 "과천시와 한마디 사전 협의 없이 발표했다"며 "어떻게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시민을 상대로 이렇게 일방적이고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정창성 청사시설기획관은 사전 협의가 부족했던 .에 대해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일단 다른 기관으로 채울 생각을 가지고 수요조사를 하고 있다"며 "행정 기능이 그대로 유지되는 게 저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상생협의체 구성 요구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요청한 만큼 내부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정부는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검토하고 관계기관 협의와 대통령 승인 등을 거쳐 31개 기관의 이전계획을 우선 변경·고시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다음 주 중 고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법령 개정이 필요한 나머지 기관은 관련 법령 정비 이후 추가 고시할 계획이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개회사에서 "무엇보다 기관 이전으로 국민의 삶에 불편함이 발생하거나 국가의 핵심 기능 수행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이전하는 공무원과 그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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