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3주 만에 되풀이된 마트 냉장·냉동 설비 해킹 사태로 원격 관리 시스템의 허.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매장 밖에서도 온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마련한 기능이 해커의 농간에 악용되면서다. 냉동고 온도가 최고 섭씨 55도까지 치솟으면서 마트들은 식품을 무더기로 폐기하는 등 혼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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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같은 수법…성에 제거 기능 악용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스웨덴·벨기에·아일랜드·에스토니아 등 마트에서 냉장·냉동 설비를 겨냥한 공격이 잇따라 확인됐다. 스웨덴에선 ICA와 쿠프 매장 일부가, 벨기에에선 델레이즈 약 40개 매장과 까르푸 15개 매장이 피해를 입었다. 아일랜드에선 슈퍼밸류 13개 매장의 피해가 보고됐다.
피해는 마트에 그치지 않았다. 벨기에 몽스의 이케아 매장 내 식당도 냉동고 온도가 올라 일부 식품을 예방적 차원에서 폐기하기로 했다. 안트베르펀 인근의 한 정육.에선 냉장고 온도가 18도까지 올라 약 1만5000유로(약 2260만원)어치의 고기가 상했다고 업주가 추산했다. FT는 이번 공격으로 수백만 유로어치의 식품에서 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12일 프랑스 마트 수백 곳에서 비슷한 피해가 발생한 지 약 3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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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해커는 냉각 장치에 낀 얼음을 녹일 때 사용되는 성에 제거 기능을 원격으로 조작해 냉장·냉동 설비의 온도를 높였다.
이번에도 성에 제거 기능이 공격에 악용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사태 때 문제가 된 덴마크 기업 댄포스의 온도 관리 장치가 이번에도 표적이 됐다. 마트는 유지보수의 편의를 위해 이 같은 장치로 여러 냉장고와 냉동고를 한꺼번에 관리하는데, 해커는 보안이 허술한 장치에 침입해 이 관리 권한을 가로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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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장치에 보안 조치도 미흡했던 마트 또 뚫렸다
실제 댄포스는 지난달 프랑스에서 피해를 입은 자사 장치 대부분이 보안 업데이트를 더 이상 받지 못하는 구형 제품이거나 오래된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설비가 정상 작동하더라도 이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에는 해커가 파고들 틈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산업보안업체 조나시스템스의 빌 무어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원래 기술자가 현장을 찾아가 손보도록 설계된 제어장치들이 。。 인터넷에 연결되고 있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유통업체가 냉장·냉동 설비의 제어장치는 물론 건물 관리 장치, 출입문 제어장치, 결제 단말기 등을 대규모 인터넷 연결로 운영하는 상황을 놓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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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안업체 센티널원의 톰 헤겔 연구원도 “유통업체는 공격하기 쉬운 표적”이라고 말했다.
앞선 공격 이후 보안 보완 작업을 마치지 못한 곳도 있었다. 벨기에 냉장·냉동 설비업체 사브코벨의 경우 프랑스 사태 직후 약 10% 설비에 보완 조치를 마치지 못했고, 그중 일부가 이번에 피해를 봤다. 스테판 몰란스 최고경영자(CEO)는 “이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피해는 훨씬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까르푸 측은 프랑스 사태 후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고 안전한 통신망을 사용하는 등 조치를 취해 피해 매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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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기지 매.도 냉동식품 폐기…프랑스와 수사 공조
냉동고의 성에 제거 기능이 뜻하지 않게 작동한 사례는 미군 기지에서도 나왔다. 로이터는 지난달 29일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지난 8월 미국 내 군 기지에서 발생한 냉동고 이상을 해킹 의심 사건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애리조나주 포트후아추카와 캘리포니아주 포트어윈 등 최소 6개 기지의 식료품 매.에서 냉장·냉동 설비 이상이 보고됐다. 미 육군은 비슷한 피해가 발생한 프랑스 수사 당국과도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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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 요구 안 드러나…공격 배후·목적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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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왜 이번 사태를 벌였는지도 규명해야 할 과제다. 지난달 프랑스 사태와 이번 공격의 연관성은 물론, 배후를 자처한 개인이나 단체도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금전 요구가 없었다는 . 때문에 사회적 피해와 혼란을 일으키는 게 목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범인을 추적하기도 쉽지 않다. 외부에 노출된 관리 화면에 접속해 설정을 바꾸는 공격은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공격 결과만으로 개인의 소행인지, 국가 차원의 조직적인 공격인지도 가려내기 어렵다. 헤겔 연구원은 “방어하는 쪽에선 10대와 정보기관이 거의 똑같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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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마트 동시 피해…식품 공급망에도 경고등
보안업계는 여러 매장이 한꺼번에 피해를 보는 양상에도 주목하고 있다. 보안업체 드라고스의 로버트 리 CEO는 FT에 “공격의 범위와 규모가 새롭다”며 “수백 개 마트가 한꺼번에 영향을 받는 일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해커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여러 장비를 동시에 공격했을 수 있다.
연이은 공격은 식품 공급에 대한 우려로 번졌다. 크리스토프 한센 유럽연합(EU) 농업·식량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식량 공급망을 방해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훼손하려는 의도적 시도”라고 규정했다. 이어 그는 “현시.에서 식량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식품 폐기와 기업들이 받는 타격은 실질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보안이 허술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