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역을 관할하는 부대에 지뢰 탐지 기능을 갖춘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 KR-1 2형을 이달 중 추가 배치한다. 앞서 배치한 로봇 KR-1 1형은 지뢰 탐지 기능이 없어 해당 작전에 사용할 수 없었다.
새로 배치되는 로봇(KR-1 2형)은 기존에 보유한 1형에 없던 지뢰 탐지 기능이 추가된 제품이다. 그러나 사고 현장처럼 수풀이 우거지고 경사가 가파른 지형을 제대로 돌아다니기 어려운 장비여서 활용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이를 보완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KR-1은 올 들어 육군 각 사단에 순차적으로 배치되고 있다. 군 당국은 내년 말까지 전력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KR-1은 급조폭발물(사제 폭탄)을 탐지하고 제거하는 1형과 여기에 지뢰 탐지판을 장착한 2형으로 나뉜다. 2형은 땅속 지뢰를 찾아 위치를 표시할 수 있지만 매설된 지뢰를 직접 제거하는 기능은 없다. 두 유형 모두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한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9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2700억원 규모의 양산 계약을 맺었다.
폭발물 탐지 및 제거 로봇 KR-1 2형. /방위사업청 제공
25사단에 KR-1 1형이 배치된 것은 지난 4월이다. 25사단이 ‘아미타이거’ 시범부대인 만큼 시험 운용 차원에서 우선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타이거는 드론·로봇과 첨단 전투 장비, 네트워크 체계를 결합해 보병부대의 전투 방식을 바꾸는 육군의 미래형 전투체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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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에는 지뢰 탐지 기능이 없어 지난달 사고가 난 신규 수색로 개척 작전에 투입되지 못했다. 문제는 지뢰 탐지 기능을 추가한 2형도 사고 현장과 같은 DMZ 지형에서 곧바로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이다.
KR-1은 애초에 사람 키를 넘는 수풀을 헤치거나 급경사 산악 지형을 자유롭게 이동하도록 설계된 로봇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난해 양산 착수 발표 등 과정에서 DMZ 통로 개척을 수행 임무로 포함했다. 실제로는 전시 상황이나 DMZ 내 하천변 등 평평한 지역에서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모든 지형에서 작전이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2형에 장착되는 지뢰 탐지판의 구조도 제약 요인이다. 탐지판은 지면 가까이 붙여 이동하면서 지하에 묻힌 지뢰를 찾는다. 수풀과 덩굴, 돌이나 나무뿌리 같은 장애물이 많으면 탐지판을 지면 가까이 유지하기 어렵다. 수목이나 수풀을 제거하는 기능도 없어, 장애물이 많은 지역에서는 지뢰를 찾으러 가는 이동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각종 DMZ 수색로 개척에 상시 투입하려고 만든 장비는 아니었는데 홍보가 과하게 됐던 측면이 있었다”라면서 “정작 지뢰 위험이 가장 큰 DMZ에서 활용하기 어려워 장병의 위험한 임무를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도입 취지가 무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가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25사단 DMZ 작전간 지뢰 폭발상황 관련 합참 합동 현장조사 TF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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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현장조사에서 폭발 지。과 그 주변으로 식별된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가 찍힌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군은 당시 ‘로봇개’로도 불리는 사족보행로봇을 투입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실제 실행하지는 않았다. 역시 험준한 경사를 오르내리는 데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군이 보유한 사족보행로봇의 최대 등판 능력은 약 24도”라며 “40도 이상의 경사로를 다닐 수 있어야 작전에 활용할 수 있는데, 사실상 평지용인 장비를 GOP(일반전초)와 DMZ에 투입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현재 군이 보유한 무인장비로는 수풀과 급경사가 뒤섞인 DMZ의 작전 환경을 감당하기 어렵다. 전직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는 “전 세계 어디에도 우거진 수풀을 제거하며 지뢰를 탐지하는 궤도형 로봇은 없다”며 “우리 작전 환경에 맞는 장비를 개발하는 등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는 이번 사고에서 확인된 운용상 한계를 볼 때 KR-1의 성능을 개량하거나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풀이나 급경사에서 이동성을 높이고 지뢰 탐지판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한편, 기존 장비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작업은 별도의 무인체계 연구개발이나 획득 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이다.
육군도 현장에서 확인된 한계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현재 로봇은 수목·수풀·덩굴 등을 제거하는 기능이 없어 식생 밀집 지역에서는 이동이 제한될 수 있다”며 “장병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수목 제거용 무인장비 추가 편성 등 현장 여건에 맞는 운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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