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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망은 충족되지 못했을 때 더욱 불타오르기 마련입니다. 그토록 뜨겁게 사랑한 사람과 결혼에 성공하자 그의 마음은 냄비처럼 식어갑니다. 그렇게 아내를 갈아치운 것만 다섯 번. 그 유명한 잉글랜드의 왕 헨리 8세의 이야기입니다.



    “예쁘네, 이름이 뭐야.” 헨리 8세와 불린 자매의 스캔들을 그린 영화 ‘천일의 스캔들’ 한장면. [사진출처=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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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성욕은 체제를 뒤흔듭니다. 새로운 사랑을 위해서 국가의 근본적인 체제를 바꿔버렸기 때문입니다. 헨리 8세의 변덕스러운 사랑은 국가의 종교뿐만 아니라 경제 체제 역시 근본적으로 뒤흔듭니다. 잉글랜드의 자본주의가 그의 열정에 의해 태동했다는 분석도 나올 정도입니다. 군주의 사랑과 결별이 우울증 무료상담 부른 파문은 잔물결을 그리며 현대 자본주의까지 닿았습니다.




    잉글랜드의 역사를 바꾼 헨리 8세.




    미친 사랑꾼 헨리 8세
    헨리 8세(1 급식비환불 491~1547년). 그는 잉글랜드 ‘튜더 왕조’의 대표 군주로 통합니다. 호남형인 얼굴에 커다란 덩치까지. 신민들의 사랑을 뜸뿍받기에 충분했지요. 그는 얼굴값을 하는 남자였습니다. 한 여자에 만족하지 못하는 그릇을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첫 아내는 스페인 아라곤의 캐서린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첫사랑은 아니었 소상공인진흥원 상권정보시스템 습니다. 캐서린은 형의 아내였기 때문입니다. 헨리의 형 아서가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급사한 탓이었습니다.



    “잘 부탁해요 형ㅅ...아니 부인.” 1509년 헨리 8세.





    근로자저신용대출“도련ㄴ...아니 서방님이라고 부를게요.” 아라곤의 캐서린.



    잉글랜드 왕실은 잘 나가는 스페인 왕실의 여식을 놓칠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잡은 귀한 며느리인데요. 묘안이 떠오릅니다. 캐서린을 ‘과부’로 돌려보내는 대신 동생 헨리와의 결혼을 추진합니다. 잉글랜드식 ‘형사취수제’였습니다.

    호색가인 헨리는 캐서린과 그럭저럭 괜찮은 사이를 유지했지만 이내 질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젊고 혈기넘치는 그의 주변에 여러 여성이 추파를 던졌기 때문입니다. 그중 그의 눈길을 끄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앤 불린’이라고 불리는 여성이었습니다.



    “왕비가 되기 전까지는 침실에 갈 수 없어요.” 영화‘천일의 스캔들’ 속 앤 불린과 헨리 8세. [사진출처=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앤 불린은 캐서린의 시녀였습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그녀를 보좌하는 역할에 그쳐야 했습니다. 그러나 왕의 눈에 들어온 건 캐서린이 아니었습니다. 헨리는 앤 불린에 완전히 꽂혔습니다. 캐서린 대신 앤 불린에게 수시로 추파를 던집니다.

    그녀는 계산할 줄 아는 여성이었습니다. 헨리 8세와 절대 동침하지 않았습니다. 잠자리의 조건이 붙었습니다. 앤 불린을 ‘퀸 오브 잉글랜드’로 인정할 것.” 헨리 8세가 애끊도록 그녀를 욕망했던 배경입니다.


    국가를 뒤흔든 이혼전
    “캐서린과의 결혼은 무효입니다.”

    헨리 8세의 욕망은 그야말로 용광로와 같았습니다. 앤 불린과 잠자리를 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지요. 왕비 캐서린과 이혼을 꿈꾼 배경이었습니다. 장애물은 있었습니다. 가톨릭의 교황은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 캐서린은 강대국 스페인의 딸이라는 것.



    “이혼만은 안됩니다 전하.” 헨리 8세에게 간곡히 청하는 캐서린.



    헨리 8세는 종교적 교리를 내세웁니다. 아내 캐서린이 이미 형 아서와 결혼했던만큼 자신과의 결혼은 무효라는 논리였습니다. 아서와 잠자리를 한 여인과의 혼인은 성립될 수 없다는 취지였습니다. 형 아서가 생전에 캐서린과 잠자리를 가진 뒤 “스페인의 말을 탔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내놓았습니다.

    교황청은 그러나 헨리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헨리의 주장대로라면 애초에 혼인 무효 사유가 존재했던 것인데, 왜 그때는 이를 주장하지 않았냐는 취지였지요. 스페인의 힘이 필요할 때는 혼인을 적극 추진하더니, 뜬금없이 무효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해석이었습니다.
    교황청 입장에서도 강대국 스페인 출신 왕비를 쫓아내기엔 쉽지 않았던 입장이었겠지요. 종교적 교리 해석으로 포장됐지만 교황청은 양국의 국력을 주요 계산 요소로 삼았습니다.



    “조강지처가 싫더라, 새연인이 좋더라.” 헨리 8세(왼쪽)가 교황 레오 10세(중앙)에게 호소하는 모습. 1520년 작품.




    가톨릭을 버린 잉글랜드
    “잉글랜드는 이제 가톨릭을 믿지 않겠다.”

    헨리 8세는 분노합니다. 가톨릭에 충성을 맹세했던 시절을 저주합니다. 교황에게 몸과 마음을 다 바쳤던 시절들, 가톨릭을 위해 건축했던 무수히 많은 성당. 군주의 사랑 하나 지지하지 못하는 종교가 무슨 의미가 있던가요.



    “우리 교황 언팔했어요.” 세인트폴 대성당에 모여있는 잉글랜드 사람들.



    그는 이제 사랑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남자입니다. 가톨릭을 믿지 않고, 새로운 종교를 만들겠노라고 선언합니다. ‘잉글랜드 성공회(Church of England)’의 탄생이었습니다. 잉글랜드판 종교개혁의 시작이었습니다. 새 장가를 위해서 국교까지 바꾼 대범한 남자였지요.

    헨리 8세의 위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신 아래에 교황 대신 왕이 있다는 선언. 1534년 발표한 수장령이었습니다. 선언에 거역하는 인원들도 빠르게 숙청됐습니다. 우리에게 ‘유토피아’로 유명한 토머스 모어도 목이 잘렸습니다. 이혼을 향한 한 남자의 욕망이 부른 나비효과였습니다.



    “이혼이 불가능한 건 신의 뜻이오.” 사형선고를 받은 토머스 모어와 슬픔에 빠진 딸. 후대 화가인 윌리엄 프레드릭 예임스의 1872년 작품.




    종교에 묶여있던 경제가 기지개를 켜다
    ‘자본주의의 시작.’

    종교개혁이란 이름의 파도는 단순히 종교에 한정된 찻잔 속 태풍이 아니었습니다. 문화 사회적 대격변이자, 경제적 일대 혁명이기도 했습니다. 가톨릭이란 시민의 믿음이자, 삶의 태도였고, 경제의 토대였기 때문입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배하던 가톨릭의 몰락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체제를 불렀습니다.



    “나 앤불린 덕분에 잉글랜드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네.” 앤 불린의 초상화.



    기존까지 경제는 가톨릭을 중심으로 흘러갔습니다. 농민의 피땀 어린 농작물도, 상인이 시장에서 쌓아올린 결과물도 모두 성당의 몫이었습니다. 잉글랜드의 부가 가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으로 모였다는 의미였습니다. 애써 모은 돈은 새로운 수도원을 짓거나, 가톨릭의 새로운 사업에 사용되곤 했었습니다. 민간경제는 그만큼 작았다는 의미였지요.

    헨리 8세는 가톨릭 수도원을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의 돈을 끌어모아 바티칸에 공급하던 곳. 국부의 유출을 돕던 곳. 가톨릭을 믿지 않는 이상 더 존재의 의미가 없던 건물이었습니다. 전국 수도원 철폐를 지시합니다.



    헨리 8세의 종교개혁으로 파괴된 요크의 세인트 메리 수도원. [사진출처=Peter K Burian]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촉발된 변화
    수도원 철폐령은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영지를 불하받은 지주들은 대규모 농업과 상업을 진행합니다. 사유지에 울타리를 치고 수도원 토지에서 일했던 농민을 내쫓습니다. 인클로저 운동이었습니다. 길을 잃은 농민들은 도시로 흘러가 임금 노동자가 되고 있었습니다. 자본주의의 맹아가 싹 트고 있었던 것입니다.

    대학에는 신학 대신 세속적인 학문을 배우는 학생들이 늘어났고 광장에는 면벌부를 판매하는 신부가 서 있던 자리에 진귀한 물건을 늘어놓은 상인들이 가득 들어섭니다.



    “자 이 땅이 모두 우리 것이에요.” 지주가문과 상인가문이 결합한 앤드루 가문을 묘사한 그림. 토머스 게인즈버러의 1750년 작품.



    아이들의 꿈은 더 이상 신부가 아니었습니다. 상인을 꿈꾸고, 무역가를 염원합니다. 브리튼 섬에서 일군 부는 이탈리아 교황청 대신 잉글랜드를 위해 쓰입니다. 경제 주권이 비로소 잉글랜드의 땅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헨리 8세는 정복왕 윌리엄 이후로 가장 많은 부를 쌓은 군주로 통합니다. 그럴 만도 했습니다. 교회에 내던 돈을 이제 왕에게 직접 내게 되었으니. 역설적으로 헨리 8세는 한 여자를 위해 종교개혁까지 단행했으나, 그녀가 바람이 났다는 이유로 단두대에 세워 목을 쳤습니다. 그리고 4차례나 더 결혼하기도 했습니다.



    “자 저 멀리 조선까지 가보자.” 도버 해협에서 배를 타고 있는 헨리 8세를 묘사한 그림.



    잉글랜드의 종교개혁은 반발에 부딪칩니다. 가톨릭의 맏딸들인 스페인과 프랑스가 공격 태세를 갖춥니다. 헨리 8세가 해군을 육성한 배경이었습니다. 섬나라의 종교개혁을 유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강력한 해군의 보호 속에서 상인들은 무역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헨리 8세 치세에 잉글랜드의 무역이 늘어날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잉글랜드 자본주의는 헨리 8세의 충동적 성욕을 먹고 태어났습니다.



    종교에서 벗어나는 나라들
    종교개혁은 잉글랜드만의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면벌부를 남발하는 가톨릭에 대한 저항은 유럽 전역에 퍼져가고 있었습니다. 특히 바티칸과 제법 거리를 둔 원조 종교개혁 국가 독일을 비롯해 스웨덴·네덜란드와 같은 북서유럽을 중심으로 가톨릭을 향한 반감이 더욱 들끓고 있었습니다.




    “종교 가지고 싸우지 맙시다.” 1648년 뮌스터 조약을 체결하는 모습.



    가톨릭과 선을 긋자, 경제적 혁신이 터졌습니다. 돈을 추구하는 건 더 이상 신의 뜻에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성실한 노동은 오히려 신에게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과 같았습니다.

    근면한 시민들의 세금은 종교를 위해서가 아닌 국가를 위해 쓰였습니다. 인프라스트럭쳐가 상인에 의해 주도되면서 도시는 십자가를 내려놓습니다. 오늘날 근대 도시의 모습이 탄생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상인은 제 욕망을 위해서 뛰지만, 그 효과는 도시 모두의 것이었습니다. 땅과 자본을 소유한 자본가는 더 많은 산출을 원했습니다. 욕망은 혁신의 밀알이 되었고, 이는 사회 전체를 추동하는 동력이었습니다. 중세가 끝나고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세계를 주도하는 국가는 ‘개신교’였습니다. ‘가톨릭’이 지배하던 세계는 사그라들고 있었습니다.



    “우리 스페인이 어쩌다...” 1854년 마드리드 푸에르타 델 솔 에서 일어난 스페인 혁명. 종교개혁 이후부터 가톨릭의 주요국가였던 스페인과 프랑스 등은 국운이 점점 기울기 시작했다.




    자본주의의 기원은 개신교?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썼습니다. 개신교 국가에서 경제성장이 폭발적으로 일어난 배경을 베버가 나름의 논리로 해석한 저작이었습니다. 베버는 개신교(특히 칼뱅교) 교리에 노동을 신성시하는 친자본주의적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고 해석했지만 오늘날 널리 인정받는 이론은 아닙니다(비서구 문명의 경제 성장을 해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신교 국가의 번영은 그 안에 내재한 종교적 교리의 힘 때문일지도 몰라.”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통해 신교와 자본주의의 관계를 탐구했다.



    경제를 강하게 쥐고 있던 가톨릭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혁신이 비로소 샘솟게 됐다는 해석이 지지를 받습니다. 개신교 국가들이 라틴어 대신 자국의 언어로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자 문해력 상승으로 지적혁명이 일어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1517년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의 불꽃을 틔운 이후, 인류는 분명히 다른 세계로 나아갔습니다.

    구교와 신교의 갈등으로 200년간 17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피비린내 속에서 자본주의라는 꽃이 피었습니다. “자본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몸의 구멍에서 피와 오물을 흘린다”(마르크스 ‘자본론’ 中)는 격언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종교개혁 이후 각 나라는 자국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이는 문해력의 폭발적 상승을 불렀다. 사진은 영국 종교개혁 지도자 윌리엄 텐들리의 영어성경. [사진출처=Steve Bennett]





    구교와 신교의 갈등이 폭발한 30년 전쟁. 사진은 그 중 하나인 1620년 보헤미아에서 벌어진 화이트 마운틴 전투.



    <네줄요약>

    ㅇ잉글랜드 헨리 8세는 아내와의 이혼을 위해 가톨릭을 버리고 잉글랜드 성공회를 창교했다.
    ㅇ가톨릭의 전 재산을 몰수하면서 국가 경제의 효율성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십일조 등으로 국부가 바티칸으로 흘러갔기 때문이었다.
    ㅇ종교개혁을 단행한 수 많은 개신교 국가에서도 자본주의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했다.
    ㅇ구교-신교 갈등은 수천만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역설적으로 경제 성장의 밀알이 됐다.
    <참고문헌>
    ㅇ마크 코야마·재러드 루빈, 부의 히스토리, 윌북, 2023년
    ㅇ데이비드 칸토니 외, 개신교 개혁의 경제적 결과, LSE,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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