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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2월 트럼프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당신은 카드가 없다”며 공개 모욕을 당하고 사실상 백악관에서 쫓겨난 지 6개월 만이자, 지난 15일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트럼프가 ‘러시아식 평화 해법’을 우크라이나에 강요한 지 사흘 만이다.
그래픽=백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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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젤렌스키는 이번엔 혼자가 아니었다.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핀란드에 유럽연합·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까지 유럽 정상 7명과 함께였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푸틴 쪽으로 더 기우는 가운데 젤렌스키가 지원군을 대동하고 백악관에 왔다”고 전했다. 유럽 주요국 정상 7명이 이틀 안팎 만에 일정을 모두 조정해 백악관에 총출동황금성먹튀
한 것은 외교사에서도 보기 드문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유럽 전체가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 이후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젤렌스키와 먼저 양자 회담을 한 뒤, 유럽 정상들이 모두 참여하는 단체 회담을 차례로 이어갔다. 알래스카 회담 후 러시아가 요구한 영토 이양 등을 골자로 한 ‘종전’에 무게를 싣고 있는 거래량분석
트럼프는 회담 전부터 협상의 ‘레드라인’을 설정하며 젤렌스키를 압박했다. 그는 회담 직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젤렌스키는 원한다면 러시아와의 전쟁을 거의 즉시 끝낼 수 있다. 아니면 계속 싸울 수도 있다”며 “오바마 시절(2014년) 빼앗긴 크림반도는 돌려받을 수 없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불가하다”고 썼다. 만약 젤렌스키가 러시아 측의 요구를 받국보 주식
아들이지 않아 합의가 불발될 경우 전쟁 지속의 책임은 젤렌스키에게 있다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키스 켈로그 미국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가 18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에스비엠 주식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에 앞서 열린 이 회의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장 상황과 미국의 강력한 외교 역량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젤렌스키 X
◇트럼프 “우크라는 크림반도 찾을 생각도, 나토 가입할 생각도 말라”
젤렌스키도 미국 도착 직후 공개한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일부를 억지로 내놓아야 했던 수년 전과는 달라야 한다. ‘안전 보장’을 받았으나 작동하지 않았던 때와도 달라야 한다”고 맞받았다. 우크라이나는 구소련 붕괴 뒤인 1994년에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영토·주권을 보장받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서명했지만,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침공으로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알래스카 회담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군사 요충지인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을 러시아에 완전히 넘기면 남부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 나머지 전선에서 철수하며 전쟁을 끝내겠다는 제안을 했고 트럼프는 이를 중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 실제 트럼프는 이후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매우 큰 강대국”이라며 “(푸틴과) 영토 교환과 안전 보장 문제에서 대체로 합의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동의해야 한다”고 사실상 ‘푸틴식 평화 해법’을 젤렌스키에게 강요할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젤렌스키와 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채 이뤄진 미·러 양자 회담에서 침략국 러시아에 사실상 면죄부를 주며 우크라이나 영토까지 넘기는 이 같은 종전 해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이날 이례적으로 백악관에 모여 젤렌스키를 지원 사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앞서 17일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을 위해 영국과 프랑스 주도로 30여 서방국이 참여하는 모임인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 정상들은 젤렌스키와 화상 회의를 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휴전이 평화 협상 시작의 조건”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며 휴전을 건너뛰고 곧바로 영토 교환을 통한 종전 회담을 하자는 트럼프와 푸틴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날 회의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호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참석했으나, 한국은 빠졌다.
반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 장관은 17일 미 언론 인터뷰에서 “휴전 아닌 평화 협상이 전쟁을 끝내는 길”이라며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우크라이나도 합의해야 하지만 러시아가 평화 협정에 동의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는 알래스카 회담 직후 유럽 정상들과 한 통화에서 “평화 협정이 체결될 경우 그 합의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서방군의 우크라이나 주둔이 필요하다”는 점을 푸틴이 수용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방 측이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현 전선을 고정한 뒤 서방군을 파견해 재충돌을 억지하는 이른바 ‘한국식 결말’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영국·프랑스군의 우크라이나 주둔을 가정하며 “1953년 한국전쟁 종결과 비슷하다. 한반도는 분단됐지만 미군 주둔 덕에 남한이 보호받을 수 있었다”며 “푸틴에게는 이런 한국식 시나리오가 역사적 패배로 기록될 수 있다”고 했다.
☞돈바스(Donbas)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강 분지(Donets Basin)를 줄인 말. 현재는 이곳에 위치한 도네츠크·루한스크주(州)를 아울러 부르는 명칭으로 쓰인다. 석탄·철 등 광물 자원이 많아 중공업이 발전했고, 전쟁 전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러시아의 서진을 막을 수 있는 군사·전략적 요충지이지만,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직후 러시아 후원을 받는 분리주의 세력이 독립을 선포해 내전이 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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