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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시설에서 일했던 사회복지사입니다. 제가 있던 곳은 직원들에게 매달 10만 원 상당의 후원금을 강요하고 연말에는 '후원의 날'이라고 해서 매년 20만 원 상당의 후원금을 요구합니다."
"법인 이사장 자녀들이 3개 시설을 나눠서 운영합니다. 제가 일하는 시설 원장은 이사장 첫째 딸이고 국장은 사위입니다. 한 번은 연차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언급하니 '이기적인 직원'이라면서 복지사의 소명이 '봉사 정신'이라더군요. 가족 운영 회사다 보니 팀장, 과장 등 관리자급은 눈치를 보고 아부하기 바쁩니다."
아동·장애인·노인 등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다른 근로자들에 비해 직장 내 괴롭힘을 5천만원굴리기
경험하는 비율이 1.7배 높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들 역시 응당 노동자로서 권리 존중을 받아야 함에도, '봉사 정신'과 '희생정신'을 빌미로 삼아서 갑질을 일삼는 기관장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3일에 발간한 '사회복지시설 비민주적 운영 실태 보고서'에서 △가족 운영 △후원·종교 강요 △직장 내 괴롭힘야마토게임
을 3대 악습으로 꼽았다. 이번 보고서는 사회복지종사자 414명 설문조사와 제보 사례 124건을 분석한 결과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설문 결과 셋 중 한 명(29.2%)이 '대표 가족이 부당한 권한을 행사한다'고 답했다. 열 명 중 네 명(43.5%)꼴로 '시설의 후원 요구가 있다'고 했다. 또 무려 열 명 중 여섯 명(59.1%)꼴로 매장판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해, 일반 직장인 평균(34.5%)보다 1.7배 높았다. 이에 직장갑질119는 "복지시설 (경영) 세습을 금지하고, (정부는) 후원 강요 시설에 위탁을 금지해야 하며, 직장 내 괴롭힘 반복 발생 시설에 대해서는 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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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관 20곳 줄줄이 탈락한 사회복지사… 그 뒤엔 시설장 횡포 있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301119000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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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사자들 역시 91.5%가 복지시설에서 경영 세습, 친인척 채용 등 사적 소유를 금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회복지사업법상 법인 이사회는 친인척이 이사 수의 5분의 1을 넘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뿐더러,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체는 법 적용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이에 직장갑질119는 "친인척 이사 비율을 줄이고, 외부 전문가, 종사자 대표 등 당사자의 참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최지원 사회복지 지부장은 "사회복지 현장 전반에 만연한 사적 지시와 일상화된 괴롭힘, 봉사정신 노동은 '사명감'이라는 이름 아래 정당화돼 왔다"며 "하지만 사명감은 노동권 침해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최 지부장은 "(국가)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성 강한 사회복지시설에서조차 노동자 기본권이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은 국가 책임 방기"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강도 높은 감독을 촉구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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