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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은행권 최초로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대상으로 한 주택연금 상품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을 출시했다. /하나은행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12억원 초과 주택을 대상으로 한 주택연금 상품을 내놓았다. 정부가 운영하던 주택연금 정책은 주택 공시가격이 12억원 이하인 경우만 해당됐으나 하나금융이 한도를 높인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맞춤형 주택연금 확대'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고되는 코아스 만큼 은행권에선 주택연금 시장이 확대될 것을 기대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은행권 최초로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대상으로 한 주택연금 상품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을 출시했다.
현재 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하는 공적 주택연금은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만 가입할 지방자치단체 수 있어 고가 주택 보유자는 부동산 자산을 연금화하기 어려웠다.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은 시니어 세대의 은퇴 후 소득 절벽과 거주 안정성을 동시에 해소하기 위해 하나은행과 하나생명이 공동 개발한 민간 주택연금이다. 하나금융이 지난해 10월 출범한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의 대표 상품이기도 하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 기간 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뒤 고가 주택 대상의 민간형 주택연금 상품을 개발해왔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민간 금융회사가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주택연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DSR·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주택 관련 규제에 특례를 부여했다.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은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을 본인 명의나 제일은행 부부 공동 명의로 2년 이상 소유하고 현재 거주하고 있으면 신청 가능하다. 보유 주택이 2채 이상이어도 가입할 수 있다. 본인과 배우자 나이는 모두 만 55세 이상이어야 한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고객은 본인의 집에서 평생 거주하면서 하나은행으로부터 매월 정해진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본인이 사망하더라도 배우자에게 주택과 연금에 대한 권 은행 직무 리가 자동 승계돼, 배우자 역시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하며 연금을 종신 수령할 수 있다.
특히 연금 수령 총액이 주택 가격을 초과하더라도 종신 지급을 보장하는 비소구 방식으로 설계됐다. 부부가 모두 사망한 후 주택을 처분해도 상속인에게 부족한 금액을 청구하지 않는다. 매각 이후 남은 잔여 재산은 상속인에게 돌아간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20억원 상당의 주택을 보유한 고객이 65세에 가입할 경우 월 지급액은 약 360만원으로 예상된다. 25년 후 주택가격이 40억원일때 가입자 사망시 상속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대출잔액을 차감한 잔여금액 약 16억원(대출이율 4% 가정) 정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기대수명 증가 등 인구구조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시니어 손님들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해답으로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기존 시중은행의 역모기지론 상품은 금리 등 여러 조건에서 주택연금보다 불리해 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금융은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은 공시가격 12억원 이하가 대상인데 반해 한도를 높이며 차별화를 뒀다. 이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집값 상승에 따라 연금액을 더 받고 싶어하는 손님들을 위해 '해지 후 재가입'을 최대 3회까지 허용한다.
은행권에서는 새 정부의 주택연금제도 확대 추진 정책 예고 등과 맞물려 주택연금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팩트 DB
은행권에서는 새 정부의 주택연금제도 확대 추진 정책 예고 등과 맞물려 주택연금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주택가격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등 주택연금 제도 손질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맞춤형 주택연금을 확대해 노후 소득을 안정시키고, 재산 관리가 어려운 어르신을 위한 공공신탁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공약집에도 '6080 맞춤형 주택연금 제도' 확대 추진을 약속한 바 있다.
실제 주택연금 가입자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누적 주택연금 가입자는 14만775명을 기록했다. 특히 4월 신규 가입자는 1528명으로, 연초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다만 민간 상품은 큰 주목을 못 받고 있다. 이미 KB국민은행은 하나은행 '내집연금'과 비슷하게 주택 가격이 12억원 이상이어도 연금을 받을 수 있는 2008년 출시해 'KB실버주택연금론'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06년 역모기지 상품인 '미래설계 크레바스 주택연금대출'을 가장 먼저 출시했다. 이 상품 역시 대상주택 가격에 제한이 없다. 이들 상품의 만기는 최대 30년으로, 30년이 경과하면 그동안 매달 받았던 연금에 이자를 더해 은행에 갚아야 한다. 대출금 상환을 하지 못하면 은행은 퇴거 및 주택 경매의 조치를 취해 주거 안정성도 낮은 편에 속한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주택연금 민간 역모기지 활성화'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연금 가입률은 전체 가입 요건을 갖춘 가구(만 55세 이상,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주택 보유) 중 1.8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연금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택가격 변동분을 연금 수령액에 반영하는 방식의 상품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주택연금대출의 한계점인 주택가격 제한이 해결된다면 고객들의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부동산에 자산 포트폴리오가 집중돼 있는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주택연금이 시니어 고객들이 노후 대비를 위한 중요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은행권에서도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거나 상품성을 개선하는 등 주택연금 시장이 새롭게 떠오르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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