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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걸 하기에 자네는 너무 아까운 사람이야, 크리스티안센. 좀 더 쓸모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게 어떻겠나?"
1932년 덴마크의 작은 마을 빌룬의 한 목공소. 목수였던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1897~1958)은 바닥에 굴러다니는 나뭇조각을 주워다 깎아 자동차나 기차 같은 장난감을 만들었다. 당시 아무도 크리스티안센의 장난감이 세계적인 기업인 '레고'로 성장할 줄은 몰랐다. 그룹 창업자인 그의 손자이자 3대 오너인 키엘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은 "초창기 몇 년 동안 할아버리노스 주식
지는 자기가 목각 장난감을 만든다는 사실을 마을과 지역 교구의 사람들만이 아니라 손위 형제 몇몇까지도 낮잡아 본다고 생각했다"며 "그들은 장난감 사업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사업이 처음부터 잘 풀리지도 않았다"고 했다.
유명 전기 작가인 옌스 아네르센(70)이 키엘 키르크를 1년 반에 걸쳐 인터뷰하고, 레고의 공식 기록 보관소온라인 릴게임 정보
를 이용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를 발굴해 쓴 책 '레고 이야기'가 나왔다. 원색의 작은 플라스틱 장난감이 어떻게 전 세계를 사로잡았는지 자세하게 보여준다. 장난감 시장이 역성장하는 가운데서도 레고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3%와 10% 증가한 743억 크로네(약 15조7,000억 원)와 187억 크금빛나
로네(약 3조9,000억 원).

레고 이야기·옌스 아네르센 지음·서종민 옮김·민음사 발행·436쪽·2만4,000원

레고가 늘 승승장구했던 것만은 아니다. 설립 1년 만에 파산 직전에 이르렀다. 당시 전 세계를 휩쓴 2010급등주
요요 열풍이 삽시간에 식으면서다. 크리스티안센은 팔지 못했던 요요를 반으로 잘라 자동차 바퀴로 재활용했다. 바퀴 달린 동물 시리즈 등 다양하고 품질 좋은 장난감으로 위기를 타파했다.
크리스티안센은 1946년 또 한 번 사업가적 수완을 발휘해 나무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레고를 만들면서 레고 브릭의 토대를 닦았다. 브릭과 브릭이 맞물리도록 한오리온 주식
현대적 레고 브릭은 1958년 그의 셋째 아들인 고트프레드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이 개발했다.
1978년 등장한 ‘미니 피겨’는 또 다른 혁신이었다. 간호사, 경찰관, 우주비행사, 해적, 귀신 등 수많은 미니 피겨로 인해 무한한 역할극이 가능해졌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와의 협업도 큰 성공을 거뒀다.
레고의 역사는 20세기 장난감의 발전사이자 어린이와 놀이에 관한 인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문화사다. 키르크 크리스티안센가(家)의 공식 승인을 받은 책은 가장 성공적인 가족 기업의 비즈니스서이기도 하다. 레고의 역사에 관심 있는 팬뿐 아니라 혁신을 꿈꾸는 비즈니스맨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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